현장 리포트
국내 최초 창업센터 개설
1995년 이후 170개社 배출
연 매출 2800억원의 휴대폰 부품 업체 크루셜텍과 ‘페이퍼토이’라는 종이 장난감을 개발해 학생창업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모모트. 최근 성공한 벤처로 자주 거론되는 이 기업들은 호서대(충남 아산·천안)의 벤처 육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탄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목표인 고용률 70% 달성의 길로 ‘벤처 부활’을 내걸면서 1995년부터 벤처 창업 지원 체계를 구축해온 호서대가 주목받고 있다.
◆10년간 정부 사업 1700억원 수주
지난 3일 기자가 찾은 호서대 벤처산학관에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플렉서블(휘는)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인 엔디스, 반도체 검사업체 테스트원 등 5개 기업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호서대 벤처 지원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이들 기업의 작년 매출을 합하면 3000억원에 이른다. 건물 1층 장비통합운영실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와 3D프린팅 장비 등 개당 수억원씩 하는 기계 30여대를 갖추고 있다. 학교는 장비통합운영실을 주변 중소기업에 개방해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벤처산학협력관 바로 옆 신기술창업보육센터(TBI)에는 31개 벤처기업이 기술 개발에 한창이었다. 호서대는 2011년부터 교내 30만㎡ 부지에 벤처산학관, TBI, 학생창업보육센터, 벤처디자인연구센터, 창업학부 등 벤처 창업 관련 시설이 집적한 ‘호서 벤처 밸리’를 구축해 왔다.
호서대는 벤처 붐이 막 시작되던 1995년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먼저 TBI와 학생창업보육센터를 개설했다. 설립자인 강석규 전 총장은 1978년 대학을 설립할 때부터 “창업이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끈다”고 강조해 왔다. 정부 벤처 특성화 사업에 선정돼 서울 서초동에 국내 유일의 벤처전문대학원(1999년)과 창업대학원(2004년)을 설립했다. 산업자원통상부 산업융합특성화 인재양성(2013년), 중소기업청 창업선도대학(2011년), 교육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2012년) 등 정부의 창업 관련 프로젝트를 줄줄이 따내고 있다. 최근 10년간 수주한 정부 사업 규모는 총 1700억원에 이른다.
◆학생·교수·일반인 창업 모두 지원
호서대의 창업 보육은 창업 동아리(현재 40여개 활동 중)→학생창업보육센터 입주→자금·기술 지원을 통한 사업화→TBI 입주→공장 부지 제공 등 생산 지원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창업 보육 시스템을 통해 배출한 기업은 지금까지 170여개에 달한다. 학생 창업이 18건, 교수 창업이 19건이며 나머지는 일반인 창업이다. 대표적인 학생 창업 사례인 모모트는 나이키와 명품업체 MCM 등을 고객사로 확보해 지난해 매출 20억원을 올렸다.
호서대는 연고 없는 일반인 창업도 지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 코스닥에 상장한 크루셜텍이다.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인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는 2001년 동료 네 명과 함께 호서대 TBI에 입주했다. 호서대는 강의실을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클린룸으로 개조해준 데 이어 이 회사가 2007년과 2010년 사업장을 확장할 때도 부지를 제공했다. 크루셜텍은 호서-크루셜텍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안 대표는 이 대학 겸임교수로 5년째 활동하며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휴대폰 부품업체 아모텍, 이노칩 등도 호서대의 창업보육 시스템을 통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아산=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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