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 기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감독 쉐인 블랙)이 파죽지세로 한국 스크린을 점령했다.
'아이언맨3'는 개봉 첫주 주말 200만(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하더니 둘째주인 5월3일부터 5일까지는 58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다른 영화들이 낚시터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면 '아이언맨3'는 그물을 던지다 못해 자동차 밧데리로 감전시켜 물고기를 잡는 모양세다.
한국영화 중에는 그나마 이경규가 제작한 '전국노래자랑'(감독 이종필, 제작 인앤인픽쳐스)이 30만6000여명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아이언맨3'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고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는 맞다. 하지만 개봉 11일만에 580만 관객을 동원한 부분은 스크린 쿼터라는 제도로 독과점을 막은 실정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영진위 공식통계에 따르면 영화의 스크린수는 개봉 첫주말을 기준으로 한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아바타'(1362만4328명)는 2009년 전국기준 912개의 스크린에 걸렸다. 스크린수에서 1위는 2011년 개봉한 '트랜스포머3'로 전국에서 1409개 스크린을 점령했다. 이번 '아이언맨3'는 1380개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역대 2위 수준이다.
지난해 말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일으킨 '광해, 왕이 된 남자'가 810개였던 것에 비해 570개나 많은 수준이다. 570개라면 중소 영화사들이 꿈처럼 생각하는 수치이며 840만 관객을 끌어모은 '국가대표'보다 10개 적은 양이다. 이후 '광해'는 스크린수를 1000개까지 올리며 독과점 논란에 휘말렸다.
상영횟수는 더욱 가관이다. '아이언맨3'는 첫주 2만1132회 상영됐다. '전설의 주먹' 4297회보다 5배 가까이 많은 횟수다.
이같은 '아이언맨3'의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영화 에세이 '무비스토커'의 저자이자 평론가인 최광희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이언맨3'가 개봉 첫주 확보한 스크린수는 무려 1300여개. 전체 스크린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독과점이 일상이 된 한국 극장가의 예정된 싹쓸이"라고 한탄했다.
'노리개' 최승호 감독은 "'아이언맨3'는 더 잘돼야한다. 그래야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영화계에 있어 올 한해는 상당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영화만 재밌으면 어떻게든 찾아서 보게 마련이다. '7번방의 선물'이 그 방증이다. '7번방의 선물'은 스크린 독과점에 걸리지 않고도 1200만이 넘는 관객을 기록하며 한국영화로는 역대 박스오피스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금 한국 영화관들은 온통 '아이언맨3'를 앞다퉈 걸어놓고 이를 보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만 같다. (사진출처: 영화 '아이언맨3'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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