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로 등 서울 서남부권 일대의 교통신호제어기 등을 파괴해 교통혼잡을 일으키고 휴대폰 통화장애를 유발한 범인이 검거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영등포·구로 등에 설치된 20여개소 교통신호제어기 단자함을 열어 전원 파워 휴즈와 전신주에 설치된 무선통신 단말기 부품을 손상시킨 혐의(공용물건손상 등)로 장모씨(42)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목화예식장 교차로 교통 신호제어기의 단자함을 강제로 열어 전원스위치를 수차례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 전원 파워휴즈(과전류 자동차단장치)가 열을 받아 훼손되게 했다. 장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영등포, 구로, 양천, 동작, 강서구 일대 교차로 16곳에 설치된 365만원 상당의 교통신호제어기 등의 전력장치를 망가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의 범죄로 해당 교차로에서는 신호제어기가 복구되기까지 30분~1시간 가량 차량정체가 빚어졌다. 또 장씨는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 전신주에 설치된 3개의 무선통신단말기의 부품을 훼손해 휴대전화 통화 장애도 일으켰다.
조사결과 장씨는 대전에 소재한 4년제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재학시절 통신선로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통신관련 전문인력이다. 담배인삼공사(현 KT&G)에서 근무하다 지난 1997년 퇴사한 뒤 노숙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편집성 정신분열증을 앓아 2008~2009년 한 시립병원 정신과에 입원을 했던 적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장씨는 교통 신호제어기 단자함에 폭탄이 설치된 것으로 의심해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이후 수사 중에도 컴퓨터 선 등을 보면 뽑으려고 하는 등 이런 전기관련부분에서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신적 이상 외에 다른 범행 동기는 없고, 범인은 아직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조사된 피해사례 외에도 추가적인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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