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증시와 나홀로 다른 흐름을 보이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일부 중소형주에 대한 쏠림현상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소외주들도 늘어나고 있다. 상반기 이후 국내 증시 전망을 국내 전문가들의 투자해법을 '상·하'로 나눠 알아본다. <편집자주>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며 지지부진하던 코스피지수가 상반기 중 2000선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증시 발목을 잡고 있던 악재들이 대부분 노출되면서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의지할 만한 상승 동력(모멘텀)도 부족하기 때문에 2000선 진입 이후 재차 1900선으로 빠질 수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미국의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크게 상승하는 동안에도 나홀로 부진을 이어갔다.
올해 코스피는 지난해 말 대비 1.57%(5월 3일 종가) 하락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지난주 한 때 1만5000선을 돌파하는 등 올들어 14.27% 나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3.20%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 역시 '아베노믹스' 등 정책 효과 기대감에 30%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주요 증시도 오름세를 보였다. 태국 SET지수(13.44%), 중국 상해B지수(6.39%), 대만 가권지수(5.66%), 싱가포르 ST지수(5.58%) 등 모두 올랐다.
올해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 반대 방향으로 내달린 것은 대내외 악재들이 연이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리스크)과 1분기 기업 실적 악화, 글로벌 경기둔화, 벵가드펀드의 추종지수(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매도 물량 등의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상태에서 벵가드 펀드 이슈와 북핵 리스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엇누른 면이 있다"며 "무엇보다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켰다는 얘기다.
반면 악재들이 대부분 노출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 당 100엔선 아래에서 소강 상태를 나타내고 있고 1분기 기업들의 '실적 충격'이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점차 투자심리도 회복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유럽, 중국 그리고 한국 모두 하반기 경기 상승 동력(모멘텀)이 상반기보다 강해질 것"이라며 "소재·산업재 주식의 경우 현재 수준이 최저점(Rock Bottom) 국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가 그동안 경기둔화와 실적 우려가 겹친 탓에 하락폭이 컸던 업종·종목들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한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하나 추가경정예산 등이 가시화될 경우 증시의 상승 동력(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9일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 센터장은 "2분기 중에는 증시의 상승·하락의 추세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1900선 수준까지는 재하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하반기를 겨냥한 저점 매수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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