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0.75%에서 0.5%로 0.25% 포인트 내렸다.
ECB는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지난해 7월 0.25% 포인트 내린 이후 10개월 만이다.
ECB는 최저 대출 금리도 1.5%에서 1%로 0.5%포인트 낮췄지만, 예금금리는 '제로 금리'를 유지했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의 전망과 일치하는 것이다. 유로존 경제 침체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세가 유지돼 금리 인하 여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취약한 경기 상황이 올해 봄으로 이어졌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확고하게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통화정책은 필요로 하는 동안 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2011년 9월 이후 21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유로존의 3월 실업률이 12.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독일의 4월 실업자수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유로존에서 경제 침체가 심화하는 가운데 3월 물가 상승률은 최근 3년래 최저치인 1.7%로 ECB의 관리 상한선인 2.0%를 밑돌았다.
일본과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로 인한 유로화의 통화 강세 우려도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드라기 총재는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자산담보증권을 비금융 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 유럽 기구들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로존 경제 전망에 대해 "하반기부터는 경제 회복이 시작돼야 하지만 여전히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앞으로도 금융 시장을 면밀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이 제대로 시장에 전파되려면 유로존 채권 시장의 파열음이 지속적으로 누그러져야 한다"면서 유로존 정부에 꾸준한 개혁 실행을 주문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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