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임원 인사도 안 났는데
‘이상한 환송식’이 2일 오후 여의도 금융감독원 20층 식당에서 열렸다. 임원 인사가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퇴임할 임원들을 떠나보내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이날 환송식에는 주재성 부원장, 김수봉 보험담당 부원장보, 신응호 검사담당 부원장보, 정연수 금융투자검사·조사담당 부원장보, 김호중 회계담당 전문심의위원 등 3일 금감원을 떠나는 임원 5명과 직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임원들은 따로 ‘퇴임식’을 열지 않는데다 사표가 이날 수리됐기 때문에 함께 환송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3일자로 새 임원들이 발령을 받더라도 이들의 임기는 3일 0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미리 환송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 직원들의 상당수는 ‘이상하다’는 반응이다. 한 팀장은 “과거에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라며 “그동안 함께 동고동락한 분들을 인사발령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환송하라는 건 좀 그렇다”고 말했다.
환송을 받은 임원들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추락할 때까지 추락했던 금감원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 2년간 직원들과 함께 일해 왔다.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등의 실무를 총괄했던 주 부원장은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는 물론 은행권에서도 ‘떠나 보내기 아까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금감원은 3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주 부원장 후임을 결정한 뒤 임원 및 실국장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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