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미 과거사 사과했는데
일본은 왜 그리 어렵나 비판
미국 유력 신문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의 ‘침략 망언’을 강도 높은 어조로 27일(현지시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가 지난해 집권 후 경제와 국방 분야에서 획기적인 조치로 기대에 부응했으나 최근 삐뚤어진 역사인식으로 자신이 이룬 모든 진전을 스스로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는 아베 총리의 망언을 소개하면서 “한국과 중국 당국자들이 격분하는 것은 이해할 만한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또 “물론 역사는 늘 재해석되지만 사실은 존재한다”며 “일본은 한국을 점령했고 만주와 중국을 점령했고 말레이 반도를 침공했고, 침략을 저질렀다”고 꼬집었다. 이어 “독일은 이미 수십년 전에 역사를 정직하게 받아들이면서 유럽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는데 왜 일본의 일부 진영은 역사를 제대로 인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반문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잇단 ‘과거사 역주행’ 행보를 꼬집었다. 신문은 “2차 세계대전을 누가 일으켰는지는 지구가 태양을 도느냐에 대한 의문과 마찬가지로 이론의 여지가 없는 문제인데, 유독 아베 총리만 새로운 해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비록 일본이 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동맹이긴 하지만 아베의 ‘수치스런’ 발언은 더는 국제사회에 일본의 친구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반도의 위기 상황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간의 분쟁이 지속되는 와중에 아베 총리가 잇달아 망언을 내놓으면서 동북아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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