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協 주최·한경 후원
캠시스 10만대 수출 상담
광통신 장비 '파이버피아', "5개 업체서 러브콜"
“싸이와 빅뱅 얘기가 나오니까 사업 얘기가 술술 풀리네요.”
세계 한국인 벤처 사업가들의 모임인 인케(INKE·세계한인벤처네트워크) 정기 비즈니스 상담회(24~26일)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판아메리카노호텔. 24일(현지시간) 이 호텔에선 인케 정회원은 아니지만 해외 수출을 준비 중이거나 거래처를 확대하려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시장개척단 비즈니스 상담회’가 따로 열렸다.
○“낯선 땅에서 관심 얼떨떨”
휴대폰 모듈사업을 하다 올해 처음 블랙박스 사업을 시작했다는 캠시스(사장 박영태)는 이날 행사에서 아르헨티나 최대 보안업체인 아메리칸트래커사의 ‘대박’ 주문을 받았다. 선지훈 캠시스 영업팀장은 “아메리칸트래커사 대표가 직접 행사장에 와 ‘샘플 테스트 후 하자가 없으며 연간 5만~10만대가량 수입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600만~1200만달러 규모로 이 회사 전체 매출의 3~5%에 해당한다.
선 팀장은 “우리 제품이 기본적으로 가격과 품질이 우수하긴 하지만 거래 실적이 없는 낯선 땅에서 이런 관심을 받으니 얼떨떨하다”며 “일단 ‘강남스타일’과 말춤 얘기로 상담이 시작되니까 처음 만나는 바이어들과 얘기하기가 훨씬 편했다”고 덧붙였다.
○“내용 구체적이어서 좋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베트남 하노이 행사에 참석했다는 화장품 제조업체 씨에이팜의 심중섭 해외사업본부장은 “지난해 인케 행사를 통해 두 개 기업과 거래를 텄다”며 “인케는 중소·벤처기업들엔 ‘수출 마중물’과 같은 고마운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처음 보는 남미의 기업인들과 싸이나 빅뱅 슈퍼주니어 등 K팝 스타와 한국 드라마 얘기를 하면서 사업 얘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문화 한류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장개척단 행사에 처음 참여했다는 광통신 장비업체 파이버피아의 최영복 사장은 “2010년 창업 후 이런 상담회에 참가하기는 처음”이라며 “예상을 뛰어넘는 적극적인 사업 제안에 놀랐다”고 말했다. KT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창업했다는 그는 “박람회와 달리 거래 가능성이 있는 현지 기업들을 골라 연결해 주기 때문에 협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얘기하기도 편했다”며 “리마에서 2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3개 업체에서 샘플을 보고 얘기를 계속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류 이미지 결합 도움돼”
벤처기업협회가 주최하고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올해 상반기 인케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아시아 중동 북미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활동 중인 인케 회원들과 아르헨티나 중소기업청 관계자, 한국과 현지 기업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시장개척단 비즈니스 상담회를 포함해 △한국·아르헨티나 경제협력 콘퍼런스 △현지 산업단지 및 기업 방문 △국내 중소·벤처기업과 인케 회원 간 비즈니스 상담회 등의 행사를 연다.
홍병철 인케 회장은 “한국 제품의 우수성에 문화적 이미지가 결합되며 중소·벤처기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한류 이미지를 제대로 유지해 발전시킬 수 있는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인케(INKE)
세계한인벤처네트워크.
벤처기업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2000년 순수 민간조직으로 탄생시킨 한인 벤처기업인 간 글로벌 네트워크다. 4월 현재 48개국 78개 지부에 1100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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