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대림산업
대림산업의 신성장 동력은
대림산업의 신성장 동력은 ‘디벨로퍼(developer·제안형 사업자) 도약’ ‘발전플랜트 확대’ ‘친환경 녹색사업 추진’으로 요약된다. 장기화하고 있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 건설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기존 강점을 살리고 신사업 모델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프로젝트 투자하는 디벨로퍼로 도약
대림산업은 ‘설계·구매·시공(EPC)’ 분야에서 높은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단순한 건설 수주가 아니라 개발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건물이 지어지면 유지·관리도 맡는 ‘종합 디벨로퍼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EPC 강자’라는 평가에 안주하지 않고 아직 국내 건설업체에는 생소한 종합 디벨로퍼 위치를 선점,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종합 디벨로퍼는 EPC뿐만 아니라 자본 투자 및 시설의 운영·관리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 사업자’를 말한다.
종합 디벨로퍼 사업은 세계 건설업계의 화두로 관심을 끌고 있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재원이 부족한 개발도상국가들이 민간기업의 자금을 받아 공장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초 사업성 검토, 실행 및 관리 등 디벨로퍼 업무 전반을 관장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사업개발실을 구축했다. 앞으로 발전소 건설 투자자로 참여해 발전소를 소유·운영하며 투자비를 회수하는 민자발전사업(IPP)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IPP는 공사 대금만 받고 건설해주는 단순 도급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은 게 장점이다.
대림산업은 2010년 12월부터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2기로 구성된 포천복합화력발전소를 IPP 방식으로 건설하고 있다. 내년 완공되면 민자 복합화력발전소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560㎿의 전력(발전용량)을 생산하게 된다. 대림산업은 포천복합화력발전소를 통해 연료 조달, 발전소 정비, 효율적인 전력 공급 등 운영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발전플랜트 집중 육성
대림산업은 주력 사업인 정유와 가스플랜트뿐만 아니라 해외 발전플랜트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인도 등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대규모 발전소 공사 발주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대림산업은 부산복합화력발전소, 전남 영광원자력발전소 5·6호기, 사우디아라비아 가즐란 화력발전소 등 국내외 다양한 발전소를 성공적으로 준공해 관련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지난해 7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타이빈 2단계 석탄화력발전소와 2억달러 규모의 필리핀 석탄화력발전소를 잇달아 수주하는 등 해외 발전플랜트 시장에서만 12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풍부한 경험과 독자적 기술력을 무기로 해외 발전플랜트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한국형 특수교량 기술’로 해외 시장 도전
대림산업은 국내 해상특수교량 공사 실적에서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03년 경남 삼천포대교를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마무리지었다. 국내 최대 규모(주탑 사이 길이 1545m)이자 세계 4위의 현수교(교량을 철재 케이블로 지탱하는 다리)인 이순신대교(사진)를 최근 준공했다. 순수 국산기술로 이순신대교를 완공함으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현수교 기술 완전 자립국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수교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건설사가 세계에서 다섯 곳밖에 없다.
김동수 토목사업본부장(사장)은 “현수교는 ‘해상 특수교량의 꽃’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토목공학기술이 집약되는 분야”라며 “이순신대교로 완성된 한국형 현수교 기술력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수교 등 해상특수교량 시장은 건설산업의 대표적인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만 섬이 많은 남해와 서해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10조원이 넘는 해상 특수교량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에는 섬뿐만 아니라 국가 간 왕래를 편리하게 하고 효율적인 물류체계를 완성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에서도 해상 특수교량 발주가 쏟아지고 있다. 대림산업은 독자적인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건설사가 주도하고 있는 해상특수교량 시장에서 ‘수주 금맥’을 캐낼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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