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의 부활
1분기 1030만대 불티…영업이익 310% 껑충
'D램의 승자'SK하이닉스
치킨게임 굳건히 버텨…순익 1790억 '서프라이즈'
수년 동안 주력 사업 분야에서 고전하던 LG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침내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 재도약의 계기를 찾은 조짐이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에서 3년여 만에 1000억원 넘는 분기 영업이익을 올려 선순환의 흐름을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D램 값이 꾸준히 상승한 데 힘입어 1분기 3170억원의 깜짝 영업이익을 냈다. 몇 년간 D램시장 불황을 견뎌낸 끝에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는 관측이다.
○LG전자 스마트폰의 회생
LG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 1분기 14조1006억원의 매출과 34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 줄었다.
같은 기간 주력 분야인 휴대폰 사업 영업이익은 310% 증가한 1325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3분기에 4600억원의 이익을 올린 지 13분기 만에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냈다. 휴대폰 사업을 하는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4.1%로 LG전자 전체 이익률인 2.5%를 웃돌았다.
LG전자는 1분기 103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 1000만대를 넘었다. 860만대였던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0%가량, 작년 1분기보다는 110% 증가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작년 4분기 14.5%에서 올 3월 21.3%로 상승했다.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휴대폰 사업이 ‘LG 르네상스’를 이끌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1분기 1370만대였던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1년 만에 1620만대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휴대폰 판매량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도 35.7%에서 63.6%로 급증했다.
2009년까지 잘나가던 LG 휴대폰 사업은 2010년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2010년 2분기부터 2011년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낸 뒤 2012년에는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SK하이닉스, D램 시장의 승자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 2조7810억원, 영업이익 3170억원에 순이익 17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6.4%, 지난 분기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적자(-2635억원)에서 흑자 전환하며 시장 예상치인 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은 11%로, 2011년 2분기 16% 이후 1년9개월 만에 다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SK그룹 편입 1년을 맞아 최대 폭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시장 상황뿐 아니라 업계 선두 수준의 기술경쟁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필수적인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하되 시장변동성이 큰 만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은 올 들어 오름세를 지속해온 D램 가격이 주도했다. 반도체 시장분석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시장의 주력 제품인 DDR3 2기가비트(Gb)의 고정거래가는 작년 12월 말 개당 0.83달러에서 지난달 말 1.31달러로 57.8% 상승했다. 분기 평균으로도 가격 상승 폭이 35.4%에 달했다.
존망의 명운을 건 치킨게임 끝에 글로벌 D램 시장엔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만 살아남아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회복되면서 모바일 D램 수요도 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모바일D램 주문을 검토하고 있다.
엔저 덕에 1분기 영업비도 2000억원가량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재료인 웨이퍼 대부분을 엔화로 구매하는데 웨이퍼 가격 자체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엔화가치 하락으로 비용 부담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정인설/윤정현/심성미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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