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비행기 좌석 등급은 미국 서부개척시대인 1800년대 역마차 좌석 등급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재미있는 건 당시 역마차 좌석 등급도 오늘날 비행기와 똑같이 일등석(퍼스트클래스) 이등석(비즈니스클래스) 일반석(이코노미클래스)의 세 등급으로 구분돼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좌석 크기나 서비스 차이에 따른 구분은 아니었고 손님의 임무와 역할에 따른 구분이었다. 일등석 손님은 아무리 길이 나빠도 마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었다. 반면 이등석 손님은 가파른 언덕길이나 진흙탕을 만나면 내려서 걸어야 했다. 일반석 승객은 한술 더 떠 길이 거칠면 내려서 마차를 밀어야 했다.
항공기에 좌석 등급이 도입된 것은 1950년대다. 30명 이상이 타는 큰 여객기가 등장하면서 좌석을 일등석과 일반석 두 가지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중간단계인 비즈니스 클래스를 처음 도입한 것은 1981년 호주의 콴타스 항공으로 이후 지금과 같은 3단계의 좌석 등급이 정착되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지 20년도 훨씬 넘었지만 비행기를 타고 해외 여행을 떠난다는 건 여전히 대다수 사람에게는 약간의 기대와 흥분을 수반한다.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즐거움은 배가될 것이다. 우선 공항 티케팅 카운터부터 일반석과는 구분돼 있다. 부칠 수 있는 짐의 개수도 일반석의 두 배다. 공항 라운지에서 느긋하게 음료를 즐길 수도 있고 탑승 순서도 먼저다. 비행기에 오르면 좌석은 넓고 발을 쭉 뻗고 누울 수도 있다. 승무원의 극진한 서비스가 이어지고 식사는 호텔급이다.
출국 수속에서부터 시작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뭔가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끊임없이 승객에게 주입시키는 게 바로 비즈니스 클래스다. 비즈니스 클래스를 처음 타본 뒤 왜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고 농담 삼아 말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일반석(할인항공권 기준)의 3.5배(대한항공 인천~뉴욕 왕복기준)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요금에도 수요가 점점 많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탔다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에 불만을 품고 여승무원을 폭행까지 했던 한 기업체 임원이 결국 사표를 냈다고 한다. 상세한 사건 경위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비즈니스석이 주는 특별한 느낌에 붕 떠서 일을 그르치지 않았나 싶다. 뭔가 융숭하게 대접받는 느낌, 왠지 출세한 것 같은 느낌에 젖어 좀 과하게 우쭐댔던 게 화근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가 만약 외국 항공사를 이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특별한 서비스에는 그에 합당한 손님으로서의 품위도 따라야 하는 게 기본이다. 신사라야 신사 대접을 받는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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