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3월 예상을 소폭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4~6월 실적 목표치를 시장 기대치보다 낮게 잡으면서 애플 관련 국내 IT부품주들은 탄력을 받기 힘들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애플은 1~3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0% 감소한 95억 달러(주당 10.09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전망치(9.98달러)는 웃돌았지만 애플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애플은 또 4~6월 매출 전망치를 시장 예상(382억5000만달러)을 밑도는 335억~355억 달러로 제시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애플에 대한 눈높이가 이미 낮아져 국내 애플 관련 부품주들이 추가 충격을 받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탄력을 받기도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관련주로는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인터플렉스, 실리콘웍스 등이 꼽힌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1~3월에 아이폰은 35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3740만대를 판매해 실적이 예상보다는 양호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데 비해 애플은 역성장했고, 4~6월 실적도 기대하기 어려워 애플 관련주들의 실적은 신제품이 나오기 전인 2분기까지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애플의 신제품이 8,9월에 출시된다고 예상할 때 부품 발주는 7월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도 "실적이 기대치에는 부합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최근 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해 향후 실적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특히 애플의 신제품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사 측은 신제품에 대해 언급한 바가 없지만 시장에서는 당초 7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신제품이 9월로 연기될 것을 관측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애플의 신제품이 나오더라도 예전만큼 혁선성을 보여줄 수 있을 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은 배당 증가 같은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면서 주가 하락을 막고 있다"며 "이미 애플의 주가가 고점 대비 40%가량 빠져 추가 하락 우려는 크지 않지만 모멘텀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애플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종전 2.65달러에서 3.05달러로 높이고 주주들에게 총 1000억 달러를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시전문가들은 "애플보다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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