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2만 장이 팔렸습니다. 다 죽어가는 음반시장에서 이건 기적이죠."
23일 서울 종로 영풍문고 음반매장에는 10년 만에 나온 조용필 19집 앨범 '헬로(Hello)'를 구하려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이날 오후 찾은 매장에선 친필 사인 CD 500장과 일반 CD 30장이 모두 동난 상태였다.
다른 대형 음반 매장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종로 반디앤루니스와 광화문 교보문고 내 음반매장도 초도 물량 2000여장이 다 팔린 상태였다.
이상기 영풍문고 북앤뮤직 점장은 "40~50대는 물론 10~20대들도 음반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며 "지방에서 올라와 새벽 3시부터 기다려 CD를 사간 고객이 있는가 하면 일본인과 중국인들도 음반을 구하기 위해 직접 매장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 점장은 "이런 추세라면 10만 장 판매도 가능할 것" 이라며 "요즘같이 다 죽어가는 음반시장에선 아이돌 가수들이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해도 2만 장 팔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퇴근 후 뒤늦게 음반을 구하러 온 회사원들은 빈 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직장인 장상훈 씨(38)는 "10년 만에 새 앨범이 나왔다고 해서 큰 기대를 하고 왔는데 구하지 못해 아쉽다" 며 "이럴 줄 알았으면 점심시간에 잠깐 나와서라도 사갈 걸 그랬다"고 말했다.
음반을 구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매장을 떠나지 못하는 고객도 많았다. 주부 권혜영 씨(42)는 "오늘 못사면 또 며칠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며 "매장 내에서 틀어주고 있는 CD라도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조용필의 소속사 YPC프로덕션에 따르면 유통·배급을 맡고 있는 유니버셜뮤직 코리아에서 제작한 초판 물량은 2만 장. 추가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급히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조용필 새 음반에 대한 열풍은 온라인 음원차트에서부터 나타났다.
지난 16일 선공개된 수록곡 '바운스(Bounce)'는 음원 오픈 하루 만에 싸이의 '젠틀맨'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전날 공개된 타이틀 곡 '헬로(Hello)'가 멜론을 비롯한 9개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1위에 올랐다. 앨범에 수록된 나머지 곡들도 대부분 상위권에 올라 있다.
예스24·알라딘 등 국내 대형 온라인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도 예약 시작과 함께 줄곧 판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라디오 방송 횟수 및 이동통신 3사 컬러링, 벨소리 인기차트까지 전부 휩쓸었다.
조용필은 23일 저녁 8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팬 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19집 정규 앨범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다음달 31일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도 연다.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의정부·진주·대구 등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 콘서트는 현재
인터파크 티켓 예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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