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 기자] 정감 넘친 형사('보고 싶다' 드라마), 찌질한 한류스타('남자사용설명서' 이하 영화), 헌신적인 부성애의 아버지('썬더맨'), 그리고 미워만 할 수 없는 조폭('하이힐')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펄색조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오정세는 요즘 '오대세'로 불린다.
올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면서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올라 눈길을 모으고 있는 오정세는 눈에 띄는 명품 조연에서 단숨에 주역 자리를 꿰찬 기세가 녹록하지 않다. 최근 충무로에서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1순위 주역후보 물망에 오르는가 하면 실제로 그에게 출연 제의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렇다 할 소위 대박작품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누구 못지 않게 가능성이 보이는 주역감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평범한 얼굴로 주인공이라니'라는 생각이 들만큼 오정세는 얼굴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 잡지 못한다. 데뷔 시절 지극히 평범해 보였던 지금의 톱스타들, 언뜻 연극무대에 서다 한동안 스크린 단역으로 얼굴을 내비쳤던 황정민이나 90년대 중반의 설경구를 떠올리게 한다. 오정세 역시 단역 조연으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다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게 채 1년이 넘지 않았다.
선과 악 넘나드는 야누스적 매력 분출, 강한 흡인력 뿜어내 눈에 띄게 잘 생기지도 그렇다고 배우로서 스타성이나 이렇다 할 나름의 카리스마를 드러내지도 않는 그에게 사람들이 눈길을 주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캐스팅 디렉터들이 말하듯 아마도 그의 첫 인상이 주는 묘한 야누스적 이미지 때문인지도 모른다. 구김살 없는 착한 귀염둥이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한편으론 거친 마초적 이미지를 함께 드러내는 듯한 이중적 매력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눈매를 조금만 달리해도 그 표정에서 착한 남자와 나쁜 남자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들 수 있는 배우로서의 저력이 읽힌다.
그래서 관객들은 '우리와 크게 다를 게 없는' 그의 외모에서 일종의 동질감을 느끼고, 또 그가 뿜어내는 이런 이중적 이미지의 독특함에 끌리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한 작품에서 그의 역할이 어떤 캐릭터에든 녹아 들어가 전혀 낯설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도 이런 배경일 터.
지난달 말부터 차승원과 함께 장진 감독의 영화 '하이힐' 촬영에 들어간 오정세. 그가 '하이힐'에서 어떤 그만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 잡고 우리시대의 배우로 또 한 걸음을 내디딜 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제공: 벨 액터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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