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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노리개' 민지현 "무대인사 온 엄마 눈물이 그렁그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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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기 기자 / 사진 정영란 기자] "무대인사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부모님께 오시라고 말씀드렸죠. 자랑스러워하실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시사회가 끝나고 언니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엄마가 삐지셨다고 하더라고요. 제대로 보지도 못하셨다고 하던데… 못보시겠다고 하셨어요. 무대인사할 때 엄마가 보였는데 누나 말로는 눈물이 그렁그렁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민지현(28)은 영화 '노리개'(감독 최승호, 제작 마운틴픽쳐스)에서 파격 노출신을 감행했다. 어느 누가 자신의 딸의 속살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겠냐만은 민지현은 연기자라는 직업을 택했고, 자신의 몸매가 아닌 연기를 보여줬다.

4월18일 개봉을 이틀 앞두고 만난 민지현은 "'아직도 개봉을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벌써 촬영이 끝난지 4개월이나 지났다. 아주 오래 기다렸다. 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영화를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라고 소감을 밝혔다.

"자꾸 부족한 부분만 보인다"는 그는 "제가 주연을 맡은 작품은 처음이다보니 객관적으로 좀 더 연기를 잘했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이 만연하다"라고 말했다.

사실 민지현은 신인이 아닌 '중고신인'이다. 지난 2005년 MBC '맨발의 청춘'에 단역으로 연기자에 입문한 그는 2년 뒤 SBS 청소년드라마 '달려라 고등어'에서 기여운 역에 캐스팅됐다. 이후 tvN '마이캅', KBS 아침드라마 '청춘예찬', 영화 '쌍화점'(08) '울학교 이티'(08) 등에도 얼굴을 비춘 민지현은 'TV 방자전'에 향단으로 출연하기 전까지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얼굴과 이름은 아니었다. 그런 그에게 'TV 방자전'과 '노란 복수초'는 '노리개'에 주연을 맡을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청소년 드라마를 할 때 친구들이 이민호 박보영 문채원 이 친구들이에요. 다 지금 잘된 친구들인데 '다음엔 내 차례가 오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이 계속 연기를 할 때 저도 연기를 하려고 오디션을 받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그런 캐스팅도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노리개'라는 사회 부조리 고발 영화를 봐서일까? 민지현이 하는 말이 작은 배역 조차도 흔히 말하는 '줄'과 '무엇인가'가 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로 들렸다. 질투가 나지는 않았을까?

그는 "친구들이 잘되고, 같이 연기했던 사람들이 성공하는 모습에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저는 제 자리에서 제 것만 하면 되니까"라면서 "그래도 10년 가까이 가족들을 기다리게 했던 것은 미안하다"라고 운을 뗐다.

분명 연기자이고, 틈틈히 연기를 해왔지만 민지현은 일이 없을 때는 몰래 아르바이트까지 했다고. 그는 "학교도 다녀야하는데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 작품을 할 때는 신나는데 집에만 있으면 우울

민지현이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품할 때는 되게 신나서 초롱초롱한데 집에만 있으면 우울하다"며 환하게 웃는 그에게 연기자라는 길을 선택하게 만든 것이 어머니다. 그는 "당시 연기 학원 오디션이 있었다. 당시 엄마가 친척 동생과 함께 인천에서 서울로 오디션을 보러 데려가셨다. 그런데 저는 진짜 탤런트 시험인 줄 알고 오디션을 봤다. 그때 저는 '나한테 연기자의 피가 흐르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학원 오디션. 그때 오디션에 합격을 했는데 집안 형편이 부유한 편이 아니라 한 달에 17만원이나 되는 등록비를 집에서는 댈 수가 없었다"라며 "처음에는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연기자의 끼를 발견하고는 피아노가 재미 없었다. 피아노 연습을 하라고 하면 최수종 선배님이 나오셨던 '첫사랑' OST 악보를 놓고 연습하곤 했다"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제가 좀 보수적이거든요. 연기를 하려면 전공도 연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한거죠. 그래서 엄마한테 학원에 보내달라고 떼를 썼어요. 피아노는 특기로 하겠다고 하고요. 그랬더니 '인천에서 서울까지 어떻게 다니냐'고 핀잔을 주시더라고요." 어쨌든 어머니가 불을 지폈고 그 불은 민지현이 제대로 살렸다.

그런 그에게 배우로서 큰 위기가 한번 닥쳐왔다. 민지현이 중고신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의료사고 때문이었다. '청춘예찬' 촬영 2주전 민지현은 병원에서 점을 하나 뺐는데 당시 의사가 재생이 잘되라고 주사를 하나 놔줬고, 그 부분이 괴사가 일어나 얼굴에 큰 흉터가 남았던 것. 민지현은 성형외과에 의뢰해 5년동안 2주일에 한번씩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연기를 꼭 해야한다는 마음으로 치료를 했다"라고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민지현의 바람이 전해졌는지 '청춘예찬' PD는 그냥 다른 연기자를 쓰면 됐지만, 그의 얼굴이 좀 나아지길 기다려줬다. "'TV 방자전' 때도 감독님이 최대한 흉터가 없는 왼쪽으로 많이 찍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참 복이 많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촬영할 때도 제 콤플렉스 마저도 예쁘게 봐주셔서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연기하는 것부터 감사하게 생각하죠."

끝으로 그에게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에 대해 물었더니 "액션이나 느와르도 한번 해보고 싶다"라면서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것 저것 많이 해보고 싶어요. 저한테 한정적인 이미지가 생기는 것이 싫거든요."(웃음)

한편 '노리개'는 '연예계 성상납'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며 대국민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된 법정 드라마다. 여배우 정지희(민지현)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 앞에서 열혈 기자 이장호(마동석)와 여검사 김미현(이승연)이 진실을 쫓아 거대 권력 집단과의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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