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량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부품주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애플의 실적 부진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것을 권했다.
18일 오후 2시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전날보다 1400원(4.47%) 떨어진 2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61%, 인터플렉스는 2.75%, 실리콘웍스는 1.85% 하락 중이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17일(현지시간) 애플이 5.5% 떨어진 402.80달러로 장을 마감하자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번스타인리서치와 골드만삭스 등은 오는 23일 애플의 1~3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눈높이를 낮추라고 조언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주요 제품 판매량이 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외에 애플 아이폰에 오디오 칩을 납품하는 시러스로직은 1~3월 매출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발표했고, 대만의 정보기술 전문매체인 디지타임스는 4~6월 애플의 아이패드 판매가 전분기 대비 20~30% 감소한 1000만~12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이날 장중 400달러까지 밑돌기도 했다. 애플이 4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애플 우려는 이미 국내 증시에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박유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5S 등 애플의 신제품이 올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돼 애초부터 2분기(4~6월) 출하량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기존 모델 물량을 늘릴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오히려 "하반기에 애플의 신제품이 출시되면 수주 물량이 몰리는 부메랑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권했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애플 실적 우려는 일정 부분 이미 증시에 반영됐고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은 애플 외에 여타 스마트폰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PC D램 가격 반등에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LG디스플레이 등 기타 애플 관련주는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올 하반기에 애플의 신제품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 지 의심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단순히 신제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신제품이 실제로 소비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혁신이 끝난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더라도 판매 전망은 밝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 실적 우려는 오늘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라며 "애플 관련 부품주들도 이익 변동성이 생길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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