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아베노믹스 효과 0.3%P 올려
무분별한 양적완화 땐 세계 금융위기 재발할수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 유럽은 이탈리아 총선 등 정치 리스크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양적완화를 계속하고 있는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는 전보다 높여 잡았다.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입수해 보도한 IMF의 ‘세계경제전망보고서’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전망치인 2%보다 0.3%포인트 낮춘 것이다. 또 지난 1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4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3%보다도 0.6%포인트나 낮다. 3월부터 시작된 시퀘스터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시퀘스터로 올해 2분기와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0.75%포인트씩 내려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월스트리트의 낙관론과는 거리가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3%로 내다보며 “시퀘스터가 의외로 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도 지난해 말 1%로 전망했던 미국 1분기 성장률을 최근 3.3%로 높였다. 시장에서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가계소비가 올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3%(연율)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1년 1분기 이후 2년래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제의 신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며 후한 점수를 줬다. IMF가 전망한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5%다. 1월 1.2%에서 0.3%포인트 올린 것이다.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아베 신조 총리가 공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무제한 양적완화인 ‘아베노믹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유로존의 성장률은 지난 1월과 같은 -0.2%로 잡았다.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가 정치 불안으로 흔들리고, 독일도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경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미국과 유럽의 부진으로 1월 전망치인 3.5%에서 0.1%포인트 내려간 3.4%로 내다봤다.
IMF는 “아직 세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워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무분별한 양적완화가 지속될 경우 과도한 유동성으로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내년엔 신흥국의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은 4.1%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오는 16일 IMF가 보고서를 공식 발표할 때 전망치를 일부 수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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