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과장·리콜 잇딴 악재···브랜드 신뢰 타격
제네시스 후속 출시 전까지 판매 주춤할 듯
미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순조롭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현대차 및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에서 팔린 대형 세단 제네시스, 에쿠스 등 고급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고급차 시장에 처음 진출했던 제네시스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8113대 팔려 전년 동기(8232대) 대비 1.4% 줄었다. 같은 기간 814대 판매에 그친 '형님' 에쿠스도 작년 1분기(928대)보다 12.3% 감소했다.
제네시스와 에쿠스는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 미 고급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차종. 두 모델의 판매가 주춤하면서 작년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던 고급차 성장세도 한풀 꺾였다.
전체 판매도 줄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1분기 미국 판매대수는 29만1262대로 전년 동기(30만1633대) 대비 3.4%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작년 1분기 8.7%에서 올 1분기 7.9%로 0.8%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는 작년 말 '연비 과장'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최근엔 미국에서 브레이크 스위치 오작동에 따른 결함으로 190만 대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을 실시하는 등 잇단 악재를 만났다.
현대차는 도요타,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금융위기로 판매가 주춤할 때도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 급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제값 받기' 전략을 통한 프리미엄 이미지 쌓기 전략도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번 리콜의 피해 차량은 부품 공용화로 세계 각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현대·기아차가 추산하는 리콜 규모는 350만 대에 달한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리콜 문제로 수요가 적은 고급차 판매가 일부 영향을 받는다고 보긴 어렵다" 면서 "최근 미국 판매 감소는 공급 물량 부족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차는 에쿠스 판매 확대를 위해 2014년형 에쿠스를 북미 시장에 내놨다. 하반기엔 제네시스를 후속 모델로 교체하고 판매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네시스 후속 등 신차 출시되면 현대차의 마케팅 효과는 높아질 것" 이라며 "최근 리콜은 사고가 난 결함은 아니어서 향후 판매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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