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1980년 이후 금융발달…기준금리 조정만으로는 통화정책 효과 못 봐
중앙은행, 대외 소통 강화
기자간담회·보고서 발간 등 다양한 소통창구 활용
Q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은의 대외 소통 방식에 대한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통화정책을 맡고 있는 한은이 소통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은뿐만 아니라 세계 중앙은행들이 대외 소통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주에는 우신욱 한은 홍보전략팀 과장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설명합니다.
A 중앙은행은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를 조정해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 금융규제가 강하게 적용되던 시기에는 시장금리에 대한 중앙은행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에 시장과의 소통 필요성이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이후 금융기법이 발달해 시장금리에 대한 중앙은행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장기 시장금리
경우에는 중앙은행의 일방적인 기준금리 조정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효과를 내기 힘들어졌습니다. 기준금리 이외에도 국내외 경제상황,
금융시장의 변동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기 판단과 전망,
정책 수단 등을 알리는 대외 소통을 강화하게 됐습니다.
◆연 4회 경제 전망치 발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과 관련, 경제 주체들에게 알리는 내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상당수 국가들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목표’로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의 관리 목표 수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죠.
한은은 3년마다 앞으로 3년간의 물가 관리 목표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설정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관리 목표치는 연
2.5~3.5%입니다. 이 수준 이하나 이상으로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거나 높아지지 못하도록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경제 상황을 분석해 알리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경제 상황에 대한 중앙은행의 평가와 경제 성장 및 물가 변동에 대한
전망 수치, 통화정책 방향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은은 연 4회(1월, 4월, 7월, 10월)에 발표하는 경제 전망을 통해 국내
경제 여건을 국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요. 지난 1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8%)를 발표했습니다. 오는
11일에는 이 수치를 수정할지, 그대로 유지할지 알릴 예정입니다.
통화정책 결정 내용을 알리는 것도 중앙은행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중앙은행은 시장에 자금을 공급할 때 적용하는 금리(기준금리)를 결정해 당일 발표합니다. 현재 경제 상황과
전망에 대한 중앙은행의 평가도 함께 설명, 국민들이 통화정책과 방향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은
통화정책 목표, 경제 여건에 대한 평가, 통화정책 결정내용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돼 운용되고 있죠.
◆기준금리 논의 내용, 2주 후 공개
한은은 매월 발표하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개선해왔습니다. 2008년 7월부터 물가 전망을 의결문에 포함했죠. 같은 해
10월부터는 향후 통화정책 기조도 제시했습니다. 2010년에는 물가를 포함한 국내 경제 전망과 세계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도
추가했습니다. 이런 노력은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소통수단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통화정책을 보다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한은은 매월 기준금리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습니다. 한은 총재가 직접 기준금리 결정 배경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사록도 회의 개최 2주 후에 공개, 향후 기준금리 예측을 돕고 있습니다.
다수의 중앙은행은
분기나 반기 등의 간격으로 통화정책 보고서를 발간, 정책 결정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보고서’, 한은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등이 대표적인 통화정책 보고서입니다.
지난 4일 한은이 내놓은 올해 통화신용보고서는 한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총재의 의회 출석, 언론 인터뷰 등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알리는 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美 중앙은행은 …Fed '선제적 안내' 통해 정책방향 시장에 제시
해외 중앙은행들도 한국은행처럼 통화정책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선제적 안내(forward
guidance)’가 대표적이죠. Fed는 이를 통해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 방향을 미리 시장에 알려주고 있습니다.
2008년 Fed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연 0~0.25%)으로 낮추면서 ‘당분간’ 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09년에는 ‘당분간’을 ‘상당 기간’으로 변경했죠. 2011년 8월에는 기준금리를 적어도 ‘2013년 중반까지’ 동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2014년 후반’으로, 같은 해 9월에는 ‘2015년 중반’으로 기준금리 유지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Fed는 지난해 12월 보다 구체적인 기준금리 유지 조건을 발표했습니다. △실업률이 6.5% 이상 계속되고△1~2년 후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2.5% 이내로 예상되며△장기 인플레이션이 적절한 수준에서 안착되는 한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시장금리를 저금리로 유지하는 효과도 얻었습니다.
Fed는 물가상승률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겠다며 ‘물가안정목표제’도 도입했습니다. 지난해 초 통화정책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2% 이내의 물가안정 목표를 설정해 발표했죠.
벤 버냉키 Fed 의장은 2011년 4월 Fed 역사상 처음으로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후 매년 FOMC 회의가 끝나면 네 차례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장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우신욱 < 한국은행 홍보전략팀 과장 >
■ 독자퀴즈
다음 중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대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닌 것은?
(1)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2) 기자간담회 (3) 통화신용정책보고서 (4) 기념주화 발행
▷퀴즈 응모요령:‘한경닷컴 재테크’(www.hankyung.com/ftplus) 코너에서 매주 토요일까지 정답을 맞힌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10분께 CGV 영화관람권을 2장씩 드립니다. 당첨자는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합니다.
제공 CGV
한경 · 한국은행 공동기획
문의 : 한은 홍보전략팀 02-759-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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