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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타이어 창녕공장의 '성공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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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단계 라인 일렬 배치…생산성 50%가량 향상
자동화로 가격경쟁 높여 증설 후 年 1100만개 생산




국내에서 가장 큰 자연 습지인 우포늪에서 차로 20분가량 달려 도착한 경남 창녕군 대합면 넥센타이어 창녕공장. 지난달 29일 4조3교대로 24시간 타이어를 생산하는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뜻밖의 고요함이 낯설게 느껴졌다.

정선광 창녕공장 지원팀장은 “첨단설비를 들여놓아 모든 공정을 자동화했으며 소음이 적어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높다”며 “조용한 곳의 소음은 18dB(데시벨·소리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이고 시끄러운 곳도 64dB 정도”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도서관이 41dB이며, 64dB은 도로변 주거지역 소음 환경기준(65dB)보다 낮은 수치다.

공장은 조용했지만 생산설비들은 민첩하게 타이어를 쏟아냈다. 이곳에선 하루 2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한다. 4초마다 타이어 한 개가 나오는 셈이다. 정 팀장은 “완전자동화를 이뤄 기존 생산공장보다 생산성이 50%가량 좋다”고 말했다.

창녕공장의 생산성이 높은 또 다른 비결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공장 구조에 있다. 북쪽 입구에 원재료를 입고시키면 길이 870m의 생산라인을 따라 완성된 타이어가 남쪽 끝으로 나오는 식이다. ‘원재료를 잘라→겹겹이 붙이고→무늬를 찍어내→출고하는’ 총 10단계 생산라인을 일렬로 배치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김수철 경영관리팀장은 “생산라인 간 이동은 컨베이어벨트나 무인자재운반차량(LGV) 등 자동화된 설비가 맡기 때문에 사람 손이 타이어에 닿는 일은 불량품을 찾아내는 ‘검사 과정’이 유일하다”고 했다.

타이어 완제품이 생산된 후 분류와 적재도 자동화했다. 기계가 국가별, 주문별로 타이어를 분류하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컨테이너 트럭 안까지 이동한다. 직원은 컨테이너 안에서 타이어를 차곡차곡 쌓기만 하면 된다. 종전에는 8명 이상이 매달려야 했던 힘든 작업이다. 정 팀장은 “RFID(무선인식)를 이용한 데이터 관리로 컴퓨터가 실수 없이 타이어를 적재하기 때문에 잘못된 배송은 ‘제로(0)’에 가깝다”고 말했다. 독일의 국민차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북미 빅3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 등 해외 완성차 업체 관계자들도 이 설비를 둘러보고 갔다.

공장자동화를 통해 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높인 넥센타이어의 전략은 주효했다.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가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200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든 후발주자지만 △빠르게(fast) △완전자동화(full automatic) △품질고급화(premium) 등 삼박자를 갖춰 금호타이어 턱밑까지 추격했다. 다른 회사들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나갈 때 ‘메이드 인 코리아’를 선택하는 역발상으로 품질을 확보하고 자동화로 가격경쟁력도 높인 것이다. 지난해 넥센타이어의 국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 점유율은 26.5%로 30% 초반을 기록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와 격차가 크지 않다.

증설도 가속도가 붙었다. 창녕공장은 지난해 10월 준공식을 한 뒤 빠르게 생산이 본궤도에 올랐고 5개월 만인 이달부터 2단계 증설(연산 500만개)에 들어갔다.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은 “해외 자동차 브랜드와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확대로 물량을 늘릴 필요가 있어 당초 계획보다 3개월가량 증설을 앞당겼다”며 “2단계 증설 후 연간 1100만개를 생산해도 내년부터는 물량이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창녕=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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