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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기출문제 풀이] Smart한 논술의 법칙 <54> 주제에 부합하는 답안을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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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벌써 4월입니다. 4월 모의고사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이번 호에는 2011학년도 고려대 수시 논술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학생 글의 평가기준은 대학에서 제시한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평가 점수는 제 개인적인 판단임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최신 기출 문제를 작성하여 페이지 하단에 있는 제 메일로 보내주시면, 그중에서 한 주에 한 명 혹은 두 명의 학생 글을 채점·첨삭해드리고 관련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물리적인 여건상 많은 학생들의 글을 첨삭해드릴 수 없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 2011학년도 고려대 수시 논술 (오전)

1 거실 테이블 위에 함께 놓여 있는 전통 수공예품과 아방가르드 미술의 카탈로그, 청량음료와 스포츠카를 고대 역사 유물의 배경에 뒤섞어 놓은 콜라주 광고물, 이런 것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여기서 전통적인 것과 근대적인 것을 대비시키는 이분법의 틀은 더 이상 작동할 여지가 없다.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외래문화와 토속문화의 상이한 층위도 기존에 우리가 기대해왔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을 지닌다. 이런 구분을 해체할 필요가 있다.

전 지구화가 급속히 진전되며 세계가 촘촘하게 연결되고 인적·물적 교류가 급격히 증가하자, 문화 개념을 둘러싸고 몇 가지 상충하는 견해들이 등장했다. 첫째는 문화 접촉이 증가함에 따라 문화 간의 차이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나아가 문화 간 갈등이 증폭돼 결국에는 서로 충돌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둘째는 초국적 기업의 전 지구적 활동을 지적하며, 문화 간의 차이가 줄어들고 동질화가 빠르게 진행돼 하나의 보편적인 문화로 통합되리라고 보는 시각이다. 셋째는 혼종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관점이다. (중략)

사실 혼종이라는 현상 자체는 이전에도 늘 존재해 왔다.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의 만남이 빈번했던 지중해 지역에서 일어난 고대 그리스 문명,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새로운 문화 등을 문화적 혼종 현상의 역사적 예로 볼 수 있다. 개별적인 형식으로 존재했던 분리된 구조나 행위가 뒤섞여 새로운 구조나 행위를 창조하는 사회문화적 과정을 혼종화라고 한다면, 혼종은 특정한 역사적 시기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모든 문화의 지속적인 조건으로 이해된다. 섞임이 없이 순수한 문화란 세상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분리된 구조로 보이는 문화라 할지라도 이미 혼종화의 결과이므로 따지고 보면 어떤 문화도 순수한 기원으로는 결코 환원될 수 없다.

이러저러한 역사적 조건 가운데 오랜 시간 단일한 문화인 것처럼 발전돼 오면서 그 문화에 섞여들어와 있는 다른 문화요소들의 존재를 변별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 것일 뿐이다. 예컨대 미국에 거주하는 히스패닉 공동체에서 비롯돼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고 심지어는 미국의 한 대학에 강좌가 개설되기도 한 스팽글리시(Spanglish)를 공식적으로 용인해야 하는가에 대한 찬반의 논란도 이런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스팽글리시 사전 편찬을 반대하는 주장의 일각에는 영어와 스페인어는 라틴어, 아랍어, 신대륙 원주민 언어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시각이 전제돼 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특정한 언어 역시 궁극적으로는 혼종의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모든 문화는 끊임없이 횡단의 과정을 겪어왔고, 지금 이 순간도 겪고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 역시 문화라는 틀 안에서 살고 있는 만큼이나 문화들 ‘사이’에서도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하략)…


3 엎드려 아룁니다. 자질이 부족하고 배운 것도 별로 없는 신이 성은을 입고도 감히 소장(疏章)을 바치는 것이 매우 외람된 일인 줄은 잘 압니다만, 구구하게 올리는 말씀은 모두 나라를 걱정하는 소신의 심혈에서 나온 것이오니 부디 밝게 살펴주소서.

서양의 풍기를 쓸어내는 일이 시급합니다. 서양의 사술(邪術)은 비상(砒霜)이나 짐새의 독과 같아서 한번 입에 가까이하면 오장이 파열되고 온몸의 맥이 들끓어 다시는 구제할 길이 없습니다. 서양 오랑캐들이 사람들 사이에 하루를 섞여 있으면 하루의 화가 있고, 이틀을 섞여 있으면 이틀의 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십수 년 이래로 세도(世道)가 날로 어두워지고 정형(政刑)이 날로 해이해져서 괴상한 모양의 선박들이 강해(江海) 주변을 왕래하는데도 관리들이 검문하지 않고, 도깨비 같은 자들이 계곡 사이에 몰려 있는데도 관리들이 잡아들이지 않은 채 날이 가고 달이 바뀌니, 그 무리가 점점 번성하게 됐습니다.

…(중략)…

우리 백성은 오랫동안 순박한 풍속을 지키며 전통을 보전하여 왔습니다. 그런데 서양 오랑캐들이 이처럼 제멋대로 왕래하고 물건을 팔며 민간에 섞여 거처하게 된 이래, 온 백성이 곤궁해지고 나라는 나라가 아니게 됐으며 예의의 민족이 재화와 여색에 달려들게 됐습니다. 서양 오랑캐는 사람 꼴을 한 금수(禽獸)입니다. 그들은 부자, 군신, 부부, 장유의 질서와 예악, 문물, 절의, 복식의 융성함을 등에 박힌 가시나 눈에 생긴 못처럼 여깁니다. 우리가 쇠약해진 틈을 타서 방자하게 호령하기를, ‘어찌 너희의 거추장스러운 복식을 버리고 남녀 상하의 구분을 없애서 우리의 간편함을 따르지 않느냐’고 합니다. 처음에는 주저하던 우리 백성들도 점차 예의와 염치를 버리고 문란하게 휩쓸려 저들의 문화에 부화뇌동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저들이 우리를 돼지로 길러 거세해도 성낼 줄 모르고, 소로 길러 코를 뚫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게 될 것이니, 천성이 바뀌어 관습이 돼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러고서 어찌 온 천하가 금수로 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략)…



4 “오빠와 전화하는 거 들었어요.” 카밀이 포도주잔을 들며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이라니, 그게 뭐예요?”

“백인들이 흑인들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기 때문에 일어난 폭동이었어. 아버지가 그때 입은 총상의 후유증으로 돌아가셨고 막내오빤 총을 맞고 죽었지. 끔찍한 일이었어. 아까 카밀에게 왔다간 둘째오빠, 그 상처 때문에 무조건 외국인이라면 싫어해. 막내오빠에게 총을 쏜 것은 흑인이 아니라 남미계였거든. 말은 흑인폭동이라고들 하지만 흑인만 폭동을 일으킨 게 아냐. 남미계통 사람들이 오히려 흑인보다 더 거칠었으니까. 미국은 그런 나라야. 알고 보면 인종폭동 수없이 일어났고, 또 일어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라고. 구조적으로 불평등하니 계속 폭동이 일어날 수밖에. 말이야 좋지, 기회의 나라라구. 이민을 갔던 아버지의 꿈도 그랬어. 열심히 살면 열심히 산 만큼 정직하게 보상받는 나라가 미국이라고, 기회의 나라에서 한번 성공해보자고. 하지만 어림도 없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백인들 주류사회에 들어가는 건 하늘의 별따기야. 백인들이 우선 인정 안 해. 카밀은 내가 말하는 거 금방 알아들을 거라고 봐. 카밀 같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여기 한국을 기회의 나라라고 생각하니까. 미국사회에 사는 흑인, 아시안들, 멕시칸 다 그래. 그들은 대대로 억압받고 살았으니 우선 가난해. 가난이 대를 물리니 배우지도 못하고, 못 배웠으니 밑바닥 일을 전전하게 돼. 그럼 백인들에게 더 무시받고 더 천대받고, 악순환이야. 대를 물려서 그렇게 살아봐. 폭동이 일어나지 않고 배기겠어?”

“알아요. 충분히 알아들어요.” 포도주잔을 단숨에 비우고 카밀이 말했다.

“내가 궁금한 건 그런 것이 아니라 왜 흑인과 다른 소수민족이 한국 사람들을 공격했느냐 그거예요. 같은 소수민족이잖아요?”

“그것은…….” 나는 말을 멈추었다.[중략]

“물론 한국인들에게도 잘못이 있었어.” 나는 간결하게 설명하려고 애썼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흑인지역으로 많이 들어간 건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고 봐. 원래 유대인들이 흑인지역 상권을 장악하고 있었거든. 그러다가 자꾸 흑인폭동이 일어나고 하니까 돈 번 유대인들이 떠나고, 흑인들은 그 가게를 인수할 여력이 없고, 그럴 때 우리나라 교포들이 싼값에 가게를 인수해 흑인지역으로 자꾸 들어간 거야. 우리나라 사람들 돈 버는 일엔 용감하잖아. 근데 문제는 돈 벌 욕심만 앞섰지, 가난한 흑인이나 중남미계 사람들하고 친구 될 마음은 전혀 없었다는 점이야. 부자 되면 더럽고 무식한 저들을 떠날 거야,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그렇게 생각했어. 그러니 인색하고 무례해 보일 수밖에 없지. 친구하고 싶은 백인들과는 어떻게 친구로 만들지 모르고, 상종하고 싶지 않은 흑인들은 계속 돈벌이 때문에 상종하고 살아야 하니, 피차 소통이 되겠냐고. 자연히 티격태격하게 되고, 사건도 생기고 그러는 거지.”

“네. 누나 말 이해할 수 있어요.”

“흑인들은 게을러. 아버지도 늘 그렇게 말씀하셨어. 저놈들 못사는 거 자업자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눈에 불 켜고 열심히 살아봐라, 왜 못살겠냐.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 흑인들 너무 게으르고 더럽고 부정직하고, 그래서 싫더라고. 그러나, 그건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것일 뿐야. 흑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차라리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할 거야. 왜냐면 그들은 대를 물려 살면서 열심히 일한 적도 많이 있었으니까. 오랜 시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열심히 일해봤자 백인의 벽을 뚫고 넘어갈 수는 없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는 거지. 그들은 말하자면 그들의 조국인 미국이 기회의 나라라고 생각 안 해. 미국은 백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오히려 자기들을 착취하거나 억압하고 있다고 생각한단 말야. 아버진 그 점을 몰랐던 거야. 예전의 나도 그랬고. 이민간 한국 사람은 미국이 기회의 나라라고 무조건 믿거든. 기회는 희망이야. 미국은 희망의 나라, 자유와 평등의 나라, 그렇게 믿어봐. 열심히 일하게 되지.”


Ⅲ. 제시문 (1)과 제시문 (3)의 논의에 근거해서, 제시문 (4)의 ‘나’가 생각하는 로스앤젤레스 폭동의 원인들에 관해 논하시오. (550~650자)



▧ 위 문제 (1번)의 학생 답안

제시문 4의 나가 생각하는 폭동의 원인은 두 가지이다. 우선 당시 미국의 백인우월주의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 당시 미국 사회는 백인만을 존중하고 유색인종을 무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는 제시문 1에서 주장한 인종적 순수함이 특정 인종에게 부여하는 소속감과 자존감 때문이다. 즉, 당시 사회는 백인의 소속감과 자존심에 의한 백인우월주의가 전역에 퍼져 있었으며 이 때문에 백인이 흑인 등 유색인종을 무시하고 천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흑인 폭동을 유발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흑인에 대한 편견도 폭동의 원인으로 본다.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들은 흑인을 게으르고 무식한 인간들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그러한 편견 때문에 한국인들은 흑인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고 이는 흑인과 한국인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만들었다. 이때의 한국인의 관점은 제시문 3의 관점과 동일하다. 제시문 3에서도 서양인과 문화는 악하고 이상하다는 편견을 가졌고 이 때문에 서양인을 몰아내고자 했다. 즉, 한국인의 흑인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 때문에 둘 사이에 오해와 갈등이 쌓여갔고 이것이 폭동의 원인이 된 것이다.


▧ 해설 및 예시답안

- 문제에 주제어가 없다면 무엇에 대한 글인지부터 생각하라.

이번 문제의 경우 실제 제시문이 많이 길어 제가 덜 중요한 부분을 생략했음에도 제시문이 긴 편입니다. 그러나 이해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먼저 학생의 글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가요? 잘 쓴 것 같은가요?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이렇게 썼다가는 합격하기는 어렵지요. 이유는 전체 주제가 잘 드러난 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학생은 제시문 4의 폭동의 원인을 쓴 것이지, 혼종에 대한 다양한 시각에 바탕하여 폭동의 원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학생글에 대해서 살펴보기 전에 이 문제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많은 대학들은 문제에서 주제에 대한 힌트를 주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제시문 가와 나는 00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다. 제시문 가와 나를 00 하시오”와 같이 말이지요. 그런데 논술 문제의 난이도를 올리기 위해 주제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이 문제처럼 말이지요.

이 경우 많은 학생들이 전체 주제를 잘못 잡거나 잘 고려하지 않아 좋지 않은 답을 작성하곤 합니다. 그 이유는 문제에서 묻는 대로 단순하게 답만 하려는 것이지요. 출제자가 수험생에게 어떤 것을 묻고 싶은 것인지, 이를 위해 문제를 어떻게 구성하고 제시문을 어떻게 배치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질문에 대한 답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저녁은 무엇을 먹었나요?”라고 묻는다면, 답은 “피자를 먹었습니다”라고 답해야 할 것입니다. 이 질문을 한 사람은 말 그대로 무엇을 먹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물은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사람이 “초밥은 참 맛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면 어떨까요? 저녁으로 초밥을 먹었다는 것인가요, 아니면 저녁으로 초밥을 먹겠다는 것인가요?

글을 쓰고 읽는 이유가 의사소통에 있다면 질문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질문자가 무엇을 묻는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논술 문제를 푸는 데 있어 문제에 전체 주제에 대한 힌트가 없다면 주제부터 찾아야 할 것입니다.


- 주제를 파악하라! 제시문 간 사이는 주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의 주제는 무엇입니까? 당연히 문화 간의 혼종입니다. 제시문 1은 문화 간의 접촉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설명하면서 혼종의 정의와 장점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혼종의 단점도 설명하고 있지요. 제시문 3은 혼종의 단점에 주목하면서 문화 간의 접촉을 피하자는 입장이 나타나 있지요. 제시문 4에는 로스앤젤레스 폭동에 대한 글입니다.

그리고 질문은 제시문 4의 로스앤젤레스 폭동에 대해 제시문 1과 3의 논의에 근거하여 분석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제시문 4에서는 로스앤젤레스 폭동의 원인에 대한 설명이 나타나 있습니다. 즉, 이 문제의 변별력은 제시문 4에서 주어진 이야기와 제시문 1과 3에 나타난 혼종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어떻게 적용하고 연결시켜 설명하는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제시문 4에 나타난 이야기에 머물러 동일한 이야기를 반복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폭동의 원인 1>

당시 미국의 백인우월주의
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중략) 이는 제시문 1에서 주장한 인종적 순수함이 특정 인종에게 부여하는 소속감과 자존감 때문이다.



<폭동의 원인 2>

우리나라 사람의 흑인에 대한 편견
도 폭동의 원인으로 본다. (중략) 제시문 3에서도 서양인과 문화는 악하고 이상하다는 편견을 가졌고 이 때문에 서양인을 몰아내고자 했다.


그런데 이 학생의 글은 어떤가요? 이 학생이 찾아낸 폭동의 원인은 백인 우월주의와 우리나라 사람의 편견입니다. 이는 모두 제시문 4에 나타난 내용이지요. 문제는 백인 우월주의와 편견이 혼종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 학생이 찾아낸 원인은 출제자의 의도, 즉 주제인 혼종과의 관련이 크지 않다는 것이지요.

명심하기 바랍니다. 아무리 명문을 쓴다고 하더라도 주제가 어긋난 글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답니다.

또한 제시문과 제시문을 연결할 때의 기본은 제시문의 주장과 제시문의 주장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제시문 1의 주장과 제시문 3의 주장을 찾아내어 제시문 4와 연결한 것이 아니라 부분적 사실을 찾아내어 제시문 4와 연결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제시문 간의 내용만을 연결하면 너무나 다양한 답안이 나오게 되어 채점의 객관성을 잃게 되는 문제가 생긴답니다.

계속해서 반복하겠습니다. 결국 좋은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논술 공부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체계적이고 잘 정리된 논술 수업을 들을 것. 그리고 많은 글을 써 볼 것. 마지막으로 자신이 쓴 글을 반드시 첨삭받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부터라도 논술 공부 시작하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강사 얘시답안

‘나’가 생각하는 로스엔젤레스 폭동의 원인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백인이 흑인에게 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백인들은 제시문 3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자신의 문화와 흑인의 문화가 교류하는 것 자체를 꺼린다. 왜냐하면 자신의 문화가 더럽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백인우월주의는 혼종을 거부하고 흑인을 차별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흑인은 이러한 백인의 태도가 못마땅하다고 생각해 폭동을 일으킨 것이라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폭동의 두 번째 원인은 한국인이 흑인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다. 한국인은 제시문 1에서 말하는 것처럼 스스로 백인의 문화와 흡수 동화되길 원한다. 반면 흑인의 문화와는 혼종하길 꺼리면서 동시에 흑인들은 백인의 논리로 차별한다. 흑인이나 남미계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한국인의 태도는 백인우월주의에 빠져있는 백인보다 더욱 분노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백인들의 입장에서 한국인은 자신들과 똑같은 소수문화집단에 불과했고, 따라서 자신의 가게를 지키고자 총을 든 아버지는 폭도로 몰리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실제 폭동 당시 백인보다도 한국인들이 더욱 공격당했던 것이다.

강현정 S논술 대표강사 basekangg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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