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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서연의 집, 카페로 첫사랑 추억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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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권혁기 기자]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의 서연의 집이 카페로 재탄생됐다.

3월27일 제주도위미1리 올레길에 위치한 카페 서연의 집에서는 오픈식이 열렸다. 이날 오픈식에는 영화의 주인공 엄태웅 한가인 자원찬 롯데시네마 대표 명필름 이은 심재명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엄태웅은 "첫사랑을 떠올리 수 있는 명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가인은 "태웅 오빠의 말처럼 세트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도 다시
찾을 수 있는 곳이 생겨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22일 개봉한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이라는 감성적 소재를 건축과 집 개념을 접목해 독특하면서도 유려하게 펼쳐내 관객과 평단의 사랑과 찬사를 받으며 작품적 성취를 일궈
낸 바 있다.

특히 주인공 승민(엄태웅)이 자신의 첫사랑인 서연(한가인)을 위해 지은 집은 단순히 배경으로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주인공이라 불릴 만큼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두 주인공을
15년 만에 재회시키는 매개체이자 미완의 기억을 완성하는 공간으로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강렬한 인상과 긴 여운을 남겼다.

영화 제작을 결정한 지난 2011년 여름 명필름과 이용주 감독, 건축가 구승회 소장은 제주 남원읍 위미리 바닷가에 위치한 오래된 양옥과 마당을 찾아내 부지를 매입하고 '건축학개론'
촬영지로서의 구체적 계획 수립과 세트 설계에 돌입했다. 2011년 10월 중순 크랭크인한 이후 세 달에 걸쳐 원래 오래된 집의 외관부터 승민이 서연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과정과 변화,
최종 완공된 모습까지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냈다.

잡목과 수풀이 우거진 마당이 정리되고 어린 서연의 발자국이 찍힌 수돗가 기단이 작은 연못으로 남겨지고 서연의 키를 재던 흔적까지를 살린 채 아름다운 집으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
이 새로 건축한 집에 오롯이 새겨진 것.

여기에 거실을 확장하면서 넓은 폴딩 도어로 창로를 마감해 바다를 집안으로 끌어오듯 멋진 시야를 확보한 장면과 마침내 집이 완성돼 가는 후반부에 두 주인공이 이층 잔디옥상에 함께
누워 있는 모습은 제주의 바다와 하늘이 함께 담겨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힌다.

본래 시나리오 작업실 용도로 사용할 목적이었던 명필름은 개봉 후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이 공간을 직접 둘러보고 영화의 흔적을 확인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의미가 있
겠다는 판단 하에 애초의 계획을 바꿔 '갤러리 카페'의 형식과 내용을 담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영화의 건축자문을 맡았던 구승회 건축가가 설계하고 영화 미술을 책임졌던 우승미 미술감독이 카페 인테리어를 총괄했으며 연출을 맡았던 이용주 감독도 아이디어를 보태는 등 '건축학개론' 제작진이 다시 모여 영화 속 장면과 흔적들을 보전하되 실제 카페로 이용하기 위해 변화를 더했다.

'카페 서연의 집'은 명필름 문화재단에서 운영을 맡는다. (사진제공: 명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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