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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계 구축은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보다 2년 이상 빠릅니다."
지난 20일 경기 용인 마북동에 위치한 현대·기아 환경기술연구소.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자신에 차 있었다. 유명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을 제치고 신(新)기술 개발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자부심이었다.
수소연료개발 2팀을 담당하는 안병기 팀장(이사)은 "'세계 최초 양산'이란 타이틀은 국내 자동차 역사에서 굉장한 의미" 라며 "2015년 이후 경쟁업체와의 승부에서 해볼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세계 최초로 양산되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설명회와 시연회를 가졌다.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2010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모델. 현대차는 1998년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착수한 이후 16년 만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ix를 모델로 한 첫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를 내놨다.
수소연료전지차는 기존 석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미래형 친환경차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앞다퉈 친환경차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현대차가 첫 양산 모델인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의 명운을 가르는 시험판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몽구 회장이 올 1월 현대차그룹 시무식에서 글로벌 선도기업 자리를 지키기 위해 미래 기술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하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많다. 대당 1억 원을 웃도는 높은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대차 측은 "양산이 되고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확대는 힘들다.
충전 인프라 기반도 중요하다. 이 회사는 국내엔 서울 울산 광주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오는 2015년까지 총 43기의 수소충전기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2기를 추가로 설치해 총 15기를 갖출 계획이다. 2030년엔 전국 500대를 예상했다. 이 밖에도 기술 안전, 적용 모델 다변화 등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연료전지차는 단점이 20가지가 넘을 정도로 기술 안전성, 시장성 등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며 "양산은 성공했지만 상용화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친환경차 시장이 활성화되면 수소연료전지차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미래 친환경차 기술 선점에 현대차가 유리한 입지를 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경쟁 시대,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를 미래 생존 전략으로 선택했다. 현대차가 만들어갈 미래 자동차의 모습이 기대된다. 용인=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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