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을 통해 “금융시장은 탐욕의 본능이 두려움을 압도할 때 비이성적 거품이 생기고, 허망한 거품의 실체가 드러나 공포에 휩싸이면 시장이 붕괴하고 위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화려한 단어들이다. 그는 또 “금융위기는 다년생 잡초와 같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금융위기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금융시장이 탐욕과 공포로 움직인다는 상식적 이야기를 인용해 금융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 같은 시장관은 매우 잘못된 상식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발언이다. 주식시장으로 대표되는 금융시장이 탐욕과 공포에 의해 등락을 반복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히 탐욕이 두려움을 앞선다고 거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며 금융위기로까지 확대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금융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개개인의 탐욕이 아니라 화폐를 타락시키는 정부 정책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봐도 자명하다. 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월가의 탐욕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장기 저금리라는 정치적 인기정책이 있었던 것이다. 2001년 IT 버블이 터지자 당시 미국 중앙은행(Fed) 총재였던 앨런 그린스펀은 연 6.5%였던 금리를 2년 동안 1%까지 끌어내리면서 대대적으로 돈을 풀었다. 이후에도 장기 저금리 정책을 지속, 유동성을 지나치게 풀면서 버블을 키우고 말았다. 서브프라임 자체도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으로 탄생한 것이었다. 탐욕은 그 결과였다.
인간의 탐욕보다는 이런 탐욕을 부추기고 대중 인기에 영합하는 무책임한 통화공급이 바로 위기의 원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미국 유럽 일본의 양적완화 역시 또 다른 버블과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굳이 금융위기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의 재발 가능성에 구체적으로 주목해야 할 뿐 인간의 탐욕 운운하는 사이비 철학을 말해서는 곤란하다. 신제윤 후보의 수준이 곧 한국 금융의 수준이라는 사실을 명심해달라.
▶급등주 자동 검색기 등장...열광하는 개미들
▶[한경 스타워즈] 대회 한 달만에 전체 수익 1억원 돌파! 비결은?
▶ 女직장인 "밤만 되면 자꾸 남편을…" 고백
▶ 고영욱, '화학적 거세'는 안심했는데 '덜덜'
▶ "이효리 제주도에 신혼집 마련" 알아보니
▶ 이경규 '꼬꼬면' 눈물 흘린 이유가…
▶ 개그맨 김학래, 탕수육으로 年 100억 벌더니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