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영 기자] 최근 MBC ‘쇼! 음악중심’이 순위제 부활을 전격 선언했다. 2006년 이후 약 7년 만에 재개되는 이번 순위제는 동영상 조회수, 음원 및 음반 판매 점수, 방송 출연 점수 등을 합산하여 매주 1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팬덤간의 싸움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하여 1인 다중투표 방식도 적용한다.
그보다 앞서 순위제 부활을 추진한
SBS ‘인기가요’는 음원 점수, SNS 점수, 투표 점수 등을 합산하여 1위를 가리기로 했다. 음반 점수에 비중을 두고 있는 ‘뮤직뱅크’나 ‘음악중심’과는 다른 노선을 채택, 나름의 방법으로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이로써 지상파 3사 음악프로그램 모두가 순위제를 채택하게 됐다. 케이블 프로그램인 Mnet ‘엠카운트다운’과 MBC뮤직 ‘쇼!챔피언’ 까지 합치면 매주 적어도 5팀의 1위가 탄생한다는 얘기다. 중복 1위가 많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넘쳐나는 1위 시상식’에 대한 네티즌 반응은 대체적으로 차갑다. 아이돌 잔치로 꾸며지는 기형적인 시스템 지적부터 1위 선정에 대한 공정성 결여 지적까지 그 내용도 다채롭다.
한 네티즌은 “시청률로 TV프로그램 평가하는 것도 신경질 나는데 왜 노래까지 1위 2위를 따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결국에는 빈익빈 부익부다. 잘 나가는 가수는 더 잘나가고, 홍보가 어려운 인디나 신인가수는 100위권 밖에 나돌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콘텐츠 축소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같은 입장은 실제 가수를 매니지먼트 하는 소속사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가요 관계자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가장 크다. 우리나라 관행상 공정한 차트를 기대하기 어려운데 그 차트를 방송에 접목시켜 1위를 선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국내에서는 공정한 차트를 기대하기 힘들다. 누구나 공감하는 차트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유튜브 조회수나 아이튠즈 다운로드수처럼 투명하게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증거가 돼야 한다”고 사견을 전했다. 사재기로 물든 음원, 음반 차트 대신 누구나 공감할만한 객관적 증거와 선정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다.
신인을 주력으로 삼는 중소기획사의 경우 방송에 발을 붙이기 더 어려워질까봐 걱정하고 있다. 관계자는 “신인들에게도 음반을 내면 한 주 정도는 방송에 나올 수 있게 비율을 조절한다는 얘기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신인 출연 빈도는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팬덤 규모를 떠나 이 부분에 대한 기획사의 우려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음악방송 순위제 부활을 두고 ‘그들만의 리그’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음원을 사재기 할 형편이 안 되는 영세업체는 순위제와 상관없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밀려나게 된다”며 “안 그래도 대중과 멀어진 음악프로그램이 앞으로 더욱 팬덤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의견에 음악방송 관계자는 “공정성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과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음원 및 음반 점수가 선정 기준의 모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기획사의 음원놀음에 휘말리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순위제 부활이 언제나 부정적인 영향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방송사는 1위 선정에서 오는 긴장감과 그 여파로 인한 시청률 상승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고, 대중성보다는 음악성에 초점을 두고 활동했던 가수와 소속사들은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면 순위권에 올라 방송 출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사가 주축이 되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신인들에게 당사의 이익과는 별도로 공평한 출연 기회를 주는 한편 누구나 공감할만한 1위 가수를 선정해야 한다. 1위 팀이 밴드 및 인디신이라면 그들을 위한 라이브 연주 시설도 최선을 다해 준비해 줘야 할 것이다.
부디 이번 음악방송 순위제 부활이 방송사, 소속사 양측의 이익이 보장되는 범위에서 대중의 만족까지 얻어낼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되길 바란다. (사진출처: MBC/ 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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