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침몰시키기 위해 제재 강화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침몰(to sink North Korea)’이란 표현을 써가면서 초강경 대응을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오바마 2기 행정부의 기본 원칙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기 국민을 억압하는 정권은 호전적이고 때로는 자가당착에 빠져 매우 위험한 짓을 한다. 그것이 문제”라며 “그래서 북한을 침몰시키기 위해 그동안 국제사회와 미국이 제재를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가장 긍정적인 점이 바로 중국의 태도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 정권의 붕괴와 그에 따른 중국으로의 파급 효과를 우려해 북한의 나쁜 행실을 계속 참아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중국이 (과거 정책을) 재검토하면서 ‘이것 봐라, 완전 통제불능이군!’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찬성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발언이 중국과 사전 교감 아래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하다. 외교 소식통은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의 변화를 확실히 이끌어내 북한을 더욱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는 나쁜 행동에 보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과거 똑같은 행태를 반복해왔다. 갑자기 숟가락으로 식탁을 꽝꽝치고 식량 원조나 다른 양보를 얻어간다. 그러고 나서는 테이블로 돌아와 협상하는 척하다가 지루해지면 도발을 또 시작한다. 우리는 그런 패턴을 깨왔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마지못해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방북한 미국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기다린다”고 한 데 대해 “대화를 하려면 조건이 형성돼 있어야 하며 이 문제는 미국 혼자 처리할 게 아니라 한국 중국 등 6자회담 당사국이 함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최종 목적은 한반도의 비핵화이며 따라서 북한의 도발적 위협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의 최우선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핵실험을 중단함으로써 시작할 수도 있고 미사일 실험을 끝냄으로써 시작할 수도 있다. 그들이 취할 수 있는 신뢰 있는 조처는 많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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