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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맥베스' 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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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현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영웅적 면모와 덕성을 지닌 주인공이 권력에 대한 탐욕과 야심으로 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후 엄청난 내적 갈등을 겪으며 내면이 황폐화되고, 결국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는 과정을 빠른 속도로 강렬하게 그린다는 점에서다. 이 작품이 오늘날에도 수많은 작가와 연출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다양한 관점과 표현 양식으로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고전 중 하나인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과 일본의 주목받는 연극연출가들이 독특한 시각과 접근 방식으로 재해석한 ‘맥베스’가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일본 세타가야 퍼블릭씨어터의 ‘맥베스’는 오는 15~17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극단 작은신화의 ‘맥베드’는 20~2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각각 공연된다.

명동예술극장의 해외 우수 공연 초청작인 ‘맥베스’는 일본 배우 겸 연출가인 노무라 만사이가 직접 각색하고 연출·주연까지 맡은 작품이다. 2010년 3월 초연됐으며 올해 도쿄·오사카·뉴욕 공연에 이어 서울에 온다.

국내 개봉한 영화 ‘음양사’ 등의 주연 배우로 잘 알려진 만사이는 셰익스피어 희곡을 일본 전통예술에 접목해 무대 위에 꾸준히 구현해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가부키, 분라쿠와 함께 일본 4대 전통 연희를 이루는 노(能)와 교겐(狂言)의 형식으로 새로운 ‘맥베스’를 선보인다. 노는 신화나 설화를 소재로 가면을 쓰고 하는 가무극이고, 교겐은 일상적인 사건을 대화와 몸짓으로 표현하는 희극이다.

30여명의 인물이 나오는 원작과는 달리 이 작품에는 맥베스 부부와 마녀 3인 등 5명만 등장한다. 초연 당시 맥베스 부부와 마녀들을 대비시켜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고뇌와 갈등, 파멸을 밀도있게 그려냈다는 호평를 받았다. 만사이는 “노의 관점으로 맥베스 부부의 인간의 비극에 집중하고, 교겐의 관점으로 신의 높이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마녀들의 시선을 충실히 그린다”며 “일본 전통예능 기법을 활용해 인간의 본질을 깊이있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극단 작은신화 소속 이곤이 연출하는 ‘맥베드’는 지난 1일 시작된 ‘예술의전당 NArT(유망예술육성지원사업) 예술가 초청 공연’의 마지막 무대다. 이곤은 서구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알세스티스’ ‘트루러브’ 등에서 영상을 통해 강렬한 시각 이미지를 구현한 무대 연출로 주목받아 왔다. 지난해 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한 ‘2012 마이크로 셰익스피어-맥베스전’에서 1시간짜리 실험극 ‘맥베드인베드’로 작품상을 받았고 NArT 연극 부문 신진예술가로 선정됐다.

이곤은 지난해 선보인 실험극에 특유의 영상기법과 코믹한 막간극, 이질적인 집단 무용 등을 추가해 새로운 형태의 ‘맥베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극은 맥베스가 사촌 던컨왕을 죽인 후 점점 빠져드는 악몽의 세계에 초점을 맞춘다. 원작을 삽화식으로 재구성하고, 장면과 장면을 일반 극처럼 인과 관계로 연결하지 않고 마치 꿈을 꾸듯 ‘들어왔다 사라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는 “장면과 장면이 결합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영화의 몽타주 기법을 무대에서 시도할 것”이라며 “현대극이 따라갈 수 없는 고전의 스케일과 깊이를 현대적인 연극 형식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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