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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社 1병영] 강병춘 금오기전 사장, 軍서 경험한 함정 국산화, 회사 창업 원천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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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병영 이야기

1985년 ROTC 해군 조함단 발령…수십차례 실패 후 국산화에 성공
'기술만이 미래 보장' 교훈 얻어



지금 내 집무실엔 오래된 군함 사진 한 장이 걸려 있다. 내 손으로 직접 건조한 한국형 구축함(FFK) 경북함 전경 사진이다.

24세 때인 1985년 3월 ROTC 교육을 수료하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소위로 임관, 해군의 사업단인 조함단에 첫 발령을 받았다. 조함단은 세월이 흘러 지금은 방위사업청과 역할이 분리돼 운영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자주국방사업인 율곡사업단 산하 해군전투함과 잠수함을 건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어린시절 경남 함양군 백전면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나 자라며 최전방에서 철책을 지키는 초병이 꿈이었다. 하지만 금오공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한 뒤 소위로 임관하면서 해군과 인연을 맺었다. 전투함정을 건조하는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고 가슴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해군본부에서 중위로 근무하던 중 1988년 2월 부산 봉래동의 한진중공업 특수선 사업본부에 함정 건조 감독관으로 발령을 받아 전기장비 설치 및 시운전 관리감독 임무를 맡았다. 그때 해군감독관실에 수석감독관으로 윤영철 대령이 있었다. 전기공학 전공으로 전기장비에 대한 국산화 개발의지가 대단했다.

당시 해군본부에 중령 한 명과 소령 한 명(전기전공)이 있었는데 모두가 뜻이 같았다. 이른 시일 내에 국산화를 추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문제가 많았다. 그때까지 주요 장비는 미국과 독일에서 수입을 해왔기 때문이다. 군함용의 제작사양이 일반 상선하고 구조 설계부터 시험방법까지 근본적으로 달랐으며,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제작사양 및 시험절차서는 없었다.

윤 대령이 본부에 근무 중인 영관장교에게 특별 지시를 내려 미국 해군 군사자문단으로부터 자료를 구하도록 했다. 미국에 유학 중인 대한민국 해군장교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구해 보내도록 협조 요청도 했다. 동시에 부산 신평동 D전기공업에서도 발전기계통 중 배전반, 전력분전반, 모터시동기반 등의 국산개발에 관심이 많아 거래처를 통한 자료확보를 추진했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이 회사 서승정 대표는 열정적이고 헌신적이었다. 국가를 위한 일이라며 선뜻 자료를 제공했다. 그렇게 해서 국방제작사양(MIC-SPEC)과 시험사양도(충격 MIC-S-901, 진동MIC-STD-167)를 구해 1988년 11월에 전력분전반과 모터시동기반을 국산개발했다. 하지만 실제 적용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수십 차례 실패한 결과 마침내 같은 해 겨울 실용화에 성공했다.

곧 자신감을 얻어 시험설비를 자체적으로 규정에 맞게 제작해 실험을 이어갔다. 이후 해군 기뢰부설함에 설치, 실선장착실험을 하고 운영 때 성능에 전혀 문제없이 성공할 수 있었다. 이어 국내제작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전 분야의 장비 국산화를 시도했다. 25년이 지난 현재 중요 무장장비(전투장비) 외에는 국산화 개발을 완료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순간이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고 그 당시 같이 고생했던 장교들과 기업체 관계자들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나는 이후 5년을 더 근무한 후 대위로 전역한 뒤 현재 금오기전(주)을 창업, 19년째 운영하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게 인연이 됐던지 현재 우리 회사는 그 제품을 생산, 해군에 공급하고 있다.

군에 있을 때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외국기자재 국산개발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몸으로 느낀 덕택에 현재의 금오기전을 운영하면서도 기술개발만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확고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있다. 개발과정에서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았던 강한 신념이 오늘의 작은 성공을 이룬 원천적 힘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윤 대령과 서 대표께 늘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의 영전에 부끄럽지 않고,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강병춘 <금오기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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