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혜 기자 / 사진 배진희 기자] 배우에게 정형화된 캐릭터는 독이다. 들어오는 배역이 한정될 수 있기 때문. 따라서 배우들은 연기 변신을 시도하려고 노력한다. 윤시윤(26) 또한 그랬다. 진중한 역할만 맡아왔던 그의 이미지가 어둡게 굳어질 찰나 tvN ‘이웃집 꽃미남’(극본 김은정, 연출 정정화)을 만났다.
‘이웃집 꽃미남’에서 윤시윤은 꽃미남 외모에 자유분방하지만 가슴 따뜻한 남자 엔리케 금 역을 맡았다. 엔리케 금은 과거 아픈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고독미(박신혜)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과정에서 윤시윤은 깨방정 떠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줬다. 전작들의 역할들과 비교해 보면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이웃집 꽃미남’ 촬영을 모두 마친 날, 피곤함과 후련함을 동시에 만끽하던 윤시윤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경닷컴 w스타뉴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저를 아는 사람들이 ‘이웃집 꽃미남’을 보고 재밌다고 해요. 특히 저의 깨방정 떠는 모습을 아주 좋아하죠. 이상하게도 ‘너의 원래 모습이다’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제가 어딜 봐서 깨방정인지.(웃음)”
윤시윤은 밝은 미소로 장난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기 때문에 주변 반응이 시끄러울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오히려 그를 아는 사람들의 반응은 잠잠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시청자 분들께서는 연기 변신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연기한 모든 역할들이 다 제 모습인 것 같아요. 깨방정 떠는 모습도 제 모습의 일부분인걸요. 그래서 저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이번 엔리케 금 연기를 보고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어요. 그냥 재밌다고만 했죠.”
그렇다면 극중 엔리케 금과 현실에서의 윤시윤은 동일한 모습일까? 그는 “물론 엔리케 금 모습이 제 안에 있다. 하지만 평소에는 아무래도 그렇게 못한다. 창피하고 쑥스러우니까. 사실 저는 장난치고 애교 부리는 걸 좋아한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신나게 애교를 부려봤다. 엽기적인 짓도 많이 해서 촬영장에서 박신혜랑 실컷 웃기도 했다”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윤시윤은 그간 맡은 역할마다 호연을 펼쳐왔다. 그 비결은 바로 극 중 역할을 자신의 모습에서 끄집어내려고 한 것이 아닐까.
‘이번 자신의 연기를 100점 만점에 몇 점 주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연기 실력이나 이런 것은 사실 기준점이 없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매기면 안될 것 같다. 제가 목표를 했던 것을 얼마만큼 이뤘는가를 기준점으로 얘기했을 때 이번 작품은 90~95점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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