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지난 10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주요 운용사들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보수 인하로 승부수를 띄운데 이어 국내 최초로 중국 본토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ETF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면서 3위로 올라섰다. 기존 3위를 내준 우리자산운용은 'KOSEF 1등 만들기 체제'에 돌입하며 명예 회복에 나섰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로 11주년을 맞는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는 2월 기준 15조7500억원에 달한다. ETF는 2002년 시장 개설시 자산규모가 3444억원에 불과했지만 매년 급성장해왔다. 현재 총 순자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33% 늘었다.
KINDEX ETF 시리즈를 운용하고 있는 한투운용은 지난해 말부터 ETF 순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은 지난해 초 6000억원에 머물렀지만, 11월에는 7800억원대로 늘었다. 올 1월에는 1조원을 돌파하면서 우리자산운용(9860억원)을 제치고 3위에 등극했다.
올 2월 기준 순자산은 한투운용이 1억758억원, 우리운용이 1억466억원으로 초접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이 8조2000억원으로 절반 가량을 장악하고 있고, 그 뒤를 미래에셋운용(2조9000억원)이 잇고 있어 3위와는 다소 격차가 있다.
김현빈 한투운용 ETF전략팀장은 "지난해 11월 29일, 국내 최초로 출시한 KINDEX 중국본토CSI300 ETF가 순자산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 후 중국본토 시장이 상승하면서 개인들이 크게 주목했고, 2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끌어 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투운용은 지난해 7월 ETF 전략팀을 신설하고, 같은해 9월 'KINDEX 200'을 비롯한 8개 ETF의 운용 보수를 낮춘 점도 주 요인으로 지목했다.
김 팀장은 "앞으로 ETF 지각변동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한투운용은 합성 ETF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 투자자의 니즈에 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상품을 꾸준히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운용도 지난달 뒤늦게 KOSEF 200을 비롯한 ETF 4개의 보수를 인하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우리운용은 지난해 10월 '코세프 1등 만들기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기도 했다. 각 부서에서 10여명의 다양한 인력을 투입, 전사적으로 KOSEF를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우리운용 측은 "기관 투자자들은 ETF 운용 보수에 민감하기 때문에 뒤늦게라도 경쟁사 수준으로 ETF 보수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며 "향후에는 그룹 시너지를 활용해 ETF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기관 투자자들을 유치해 유동성 공급 등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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