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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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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오세영

봄은
성숙해 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청춘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 뜬 저 우수의 이마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홀한 붕괴, 설레는 침몰
영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


‘벌써’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게 2월이라면, 3월에는 ‘결국’이란 단어를 붙여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겨울에도 3월은 내내 아득했지만, 결국 우린 봄에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활짝 핀 봄꽃들도 곧 보겠지요.

그런데요, 해마다 봄에만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왜일까요. ‘봄’을 자주 발음하면서 가슴에 담아 놓으면, 사계절 내내 봄처럼 살 수 있을까요.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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