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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짐승 머신' 1대에 1000억원 쏟아…시속 300㎞ 굉음 질주…F1 마케팅 '괴력' 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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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포커스 - 프랑스 '르노 스포츠 F1' 본사 가보니…

250명 투입 F1 엔진 연구…'경량화 기술' 양산차에 적용
페라리 꺾고 3년연속 우승컵…전세계 9억명에 기술력 과시



프랑스 파리에서 남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비리 샤티용의 ‘르노 스포츠 F1’ 본사. 르노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 출전 차량의 엔진 개발을 위해 별도 설립한 이곳에 들어서자 최고 출력 750마력짜리 ‘르노 V8’ 엔진이 굉음을 내며 작동하고 있었다. 엔진에는 수십개의 선이 어지럽게 꼽혀 있었고, 사람 몸통만한 파이프들이 빨갛게 달아오른 배기파이프에서 뿜어내는 배기가스를 빨아들였다. 이 회사 홍보책임자인 나탈리 피엉세트 매니저는 “이달부터 시작하는 F1 자동차 경주에 투입될 엔진을 실제 서킷을 도는 것처럼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하는 것”이라며 “이틀반인 60시간 동안 내내 쉬지 않고 2500㎞를 일절 고장 없이 달려야 테스트를 통과한다”고 설명했다.

○엔진 다운사이징의 선도 역할

‘르노 스포츠 F1’은 르노가 F1 경주용차에 탑재되는 엔진만을 연구·개발하기 위해 1977년 설립했다. 1만㎡ 규모의 건물에서 250명의 연구인력이 엔진 설계 및 작동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의 F1 엔진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1000억원 정도다. 파스칼 프리드만 엔진 설계 담당자는 “엔진 크기는 줄이면서 출력은 유지하는 ‘다운사이징 기술’은 F1을 통해 르노가 선구적으로 연구했고, 그 기술은 양산차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회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현재 2.4ℓ 6기통 엔진을 내년부터 1.6ℓ 4기통 엔진으로 줄이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는 기술도 생산차 개발에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곳에서 축적된 엔진 기술은 ‘르노 테크노 센터’에서 양산화한다. 여의도의 5분의 1 크기인 150만㎡ 대지에 건물면적 42만5000㎡로 유럽 최대 규모의 자동차 연구소 중 하나다. 1만1000여명의 연구인력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투티에르 총괄 책임자는 “5일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캡처’를 비롯해 전기차 ‘트위지’와 ‘조에’, 차세대 하이브리드카까지 모두 이곳에서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르노의 36년째 F1 마케팅

르노는 F1에 참가하고 있는 전체 12개팀 중 ‘레드불’ ‘로터스’ 등 4개팀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F1의 전통적 강자인 이탈리아 ‘페라리’(3개)보다 많다. 레드불이 2010~2012년 3년 연속 시즌 우승컵을 차지하며 르노 엔진의 위력을 입증하고 있다. 타디에 투티에르 아시아·태평양 홍보 총괄 책임자는 “세상에 ‘르노’라는 자동차 브랜드를 알리고 위상을 높이는 가장 파급력이 큰 수단이 F1”이라며 “르노가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F1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F1 경제효과 3조원

F1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힌다. 연간 총 20개 국가를 돌며 치르는 경기를 세계 9억명이 시청하며 경기당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가 3조원에 달한다. 르노는 1977년부터 36년째 F1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투티에르 홍보 책임자는 “르노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 총 11차례 시즌 우승컵을 차지했다”며 “1956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 기록(308㎞/h)을 세우는 등 자동차 본연의 달리기 성능에 집중하는 것이 르노의 철학이고, 여기에 가장 잘 부합하는 이벤트가 F1”이라고 말했다.

파리=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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