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텍스 유통과정에 초점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웃도어 업계 ‘빅3’인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에 대해 최근 직권조사를 벌였다. 고기능성 소재인 고어텍스를 사용한 제품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 등이 적절한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를 지난달 말 방문해 제품 가격 책정과 관련된 각종 서류 등을 훑어봤다. 조사 과정에서 해당 업체들이 고어코리아로부터 구입해 사용하는 고기능성 소재 ‘고어텍스’ 관련 자료를 주로 살펴봤다는 관련 업체들의 설명이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공정위 관계자들이 찾아와 제품팀과 영업팀 직원들에게 고어코리아와의 거래 내역을 자세하게 물은 것으로 안다”며 “‘고어텍스 가격이 전가돼 아웃도어 제품 가격이 과도하게 비싸진 것’이라고 판단한 듯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공정위 관련 부서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에 관한 사건을 맡는 시장감시국으로, 이번 조사가 가격담합과 관련된 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빅3에 이어 매출 기준 4~10위 업체들도 조만간 조사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블랙야크(5100억원), 네파(4600억원), 컬럼비아(3100억원), 밀레(2800억원), 라푸마(2500억원), 아이더(2100억원), 레드페이스(1500억원)가 매출 순위 4~10위를 차지했다.
김동수 전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해 말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한 아웃도어 제품이 비싸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통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2011년 11월~2012년 초 아웃도어 업체의 대리점에 대한 가격할인 방해(재판매가격유지행위) 혐의를 조사한 뒤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에 52억원의 과징금을 지난해 4월 부과하기도 했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제품 가격이 비싸지는 데에는 백화점의 높은 수수료, 입점업체에 대한 판촉·행사비 전가 여부 등 유통과정과 관련된 부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고기능성 소재에만 문제가 있는 것처럼 살펴보는 것은 상황을 잘못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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