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1월 산업활동 동향 보니
개별소비세 종료 등 영향
건설 수주는 24%나 급감
올해 처음 발표된 산업지표가 일제히 나빠졌다. 1월 광공업 생산은 5개월 만에 감소세(전월 대비)로 돌아섰다. 반짝 살아나는 듯하던 설비투자와 소매판매도 저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로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 종료되면서 경기 활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를 반영하는 건설 수주가 급감해 전망은 밝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1.5% 줄었다. 지난해 8월(-2.4%)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월보다는 7.3% 늘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월 생산이 마이너스(-3.2%)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자동차 생산(1.5%)이 전월 대비 늘었지만 반도체 및 부품(-6.2%), 영상음향통신(-10.1%) 등 정보기술(IT) 분야가 부진했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TV 송출 방식 전환(올 1월)에 대비해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늘어났던 LCD TV 소비가 다시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아이폰5’ 판매가 예상을 밑돈 데다 ‘갤럭시S4’ 등 휴대폰 새 모델 출시를 앞두고 업계가 재고 조정에 들어간 것도 생산 부진의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한 78.1%에 그쳤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0.7% 늘어난 반면 출하는 1.1% 줄어들어 재고율(출하에 대한 재고 비율)은 2.1%포인트 상승한 116.4%를 나타냈다.
지난해 8월(11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0.9% 줄었다. 석 달 만의 감소세다. 부동산·임대(-7.2%) 부문의 부진 탓이 컸다. 취득세 인하가 지난해 종료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택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10만8000건에서 1월 2만7000건으로 급감했다.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2.0% 감소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 판매가 7.1%나 줄었다.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작년 말 끝나 승용차 판매가 전월 대비 13.8% 급감한 영향이 컸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승용차 판매 감소가 소매판매 부진의 70%를 차지할 정도”라며 “과거에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직후 한두 달간은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투자도 부진했다. 설비 투자는 3개월 만에 감소세(-6.5%)로 돌아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감소폭이 13.6%에 달했다. 건설 기성은 건축공사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월보다 0.2%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 수주는 24.2% 급감했다. 향후 경기를 낙관하기 힘들게 만든 대표적 지표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공 부문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예상보다 늦어진 영향도 있다”며 “부동산시장 회복세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위축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주춤해졌다. 경기실사지수(BSI)가 석 달째 상승하는 등 경제심리는 개선됐는데 실물 지표는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경기가 하락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이 과장은 “취득세와 개별소비세 인하 중단 등 경기와 상관없는 정책적 영향이 컸다”며 “설 연휴가 작년에 비해 늦어진 계절적 요인도 있기 때문에 2월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2월 지표 역시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취득세 인하 조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 재정지출 자동 삭감 등 불확실한 변수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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