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의 지난해 3분기(10∼12월)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 따른 거래감소로 실적 부진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예상보다 악화 정도가 심해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작년 3분기 당기순손실이 672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은 333억원이었다.
대신증권은 3분기 순손실이 102억9000만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손실도 132억60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IBK투자증권도 순손실 49억10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적자를 내지 않은 증권사도 대부분 순익이 급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2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5.5% 줄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57억7000만원으로 86.5% 감소했다. 대우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132억원으로 48.6% 줄었다. HMC투자증권은 순익이 97.2%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놓은 증권사도 실질적 재무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지점통폐합과 인력 구조조정 등 고강도 비용감축이 실적호전의 주요인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32% 늘었다. 그러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순익이 73.77% 줄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법인세비용 차감후 순익이 20억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의 29억2000만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순익이 전년 대비 늘어나긴 했지만 수준이 미미하다"라며 "지난해에 회사채 쪽으로 영업이익 확대하면서 수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 706억원, 영업이익 8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7%, 17.5%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3분기 순익이 38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56억보다 143.6% 늘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3분기 순익이 148억으로 전년동기보다 27.59% 증가했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주식거래 대금이 줄어 수탁수수료 수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주식 거래대금은 384조원으로 전분기보다 9.1% 줄었다.
예상보다 더 심각한 실적 부진을 확인한 증권업계는 공황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대금이 급격히 줄어드니 다른 수익원이 없는 상황에서 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라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묶여 있고 정부 규제도 여전해 돌파구가 없다는 게 더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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