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자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세금을 부과했다. 해외 기업들이 인도에서 발생한 이익을 부당한 주식 거래를 통해 해외법인으로 빼돌렸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조치가 인도에 투자하려는 외국계 기업을 위협하고 미국과 인도 세무당국 간 마찰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인도 조세당국은 유럽 최대 정유회사 로열더치셸이 주당 183루피인 로열더치셸 인도법인 주식을 네덜란드법인에 10루피에 팔도록 해 이익을 유출했다며 약 10억달러(약 10조원)의 추가 세금을 부과했다. 또 보다폰은 130억루피(약 2억4000만달러) 규모의 인도법인 주식을 발행해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모리셔스법인에 싼 가격으로 넘겼다며 추가 세금 지불 명령을 내렸다.
갭과 마이크로소프트, 제너럴일렉트릭 또한 비슷한 통보를 조세당국으로부터 받았다. 콜센터 운영, 연구자료 제공 및 원자재 구매와 관련해 인도 자회사가 모기업에 적절한 비용을 지불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비슷한 세금 문제를 겪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LG전자는 인도에서 고비용의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자회사에서 추가 세금 부과를 통보받아 수년째 소송 중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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