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쓰고 버리는 이메일
잘 활용하면 정보의 보고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리서치의 더그 레이니 부사장은 25일 “기업이 수집하는 데이터가 금융자산으로 분류되지 않아 기업들이 관리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며 “눈에 보이지 않아도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 관리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레이니 부사장은 데이터 분석과 정보경제학(인포노믹스) 전문가로 빅데이터를 정의하는 데 쓰이는 규모(volume)와 속도(velocity) 다양성(variety) 등 ‘3V’에 대해 2001년 처음 정의했다.
가트너 고객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레이니 부사장은 데이터 정보를 잘 다루는 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과 포드, 넷플릭스 등 데이터를 잘 다루는 기업은 가치평가 지표인 ‘토빈의 큐(기업 시장가치를 자산가치로 나눈 값)’가 일반 기업보다 2.5배가량 높다”며 “구글 야후 등 데이터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은 4~5배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양의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기기가 나타나고 분석 방법도 많이 발전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데이터에서 가치를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레이니 부사장은 기업이 특히 눈여겨봐야 할 데이터로 ‘이메일처럼 한번 쓰고 버려지는 다크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예컨대 어떤 프로젝트와 관련된 이메일을 분석하면 잠재적인 문제나 예산, 프로세스 개선점 등 외부의 도움 없이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다크데이터는 저장공간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는 정보의 금광”이라고 강조했다.
레이니 부사장은 “데이터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평가하려는 노력은 국제회계기준에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지만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고경영자(CEO)부터 데이터가 곧 돈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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