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G프로 400ppi로 '눈의 한계' 넘어
IPS 디스플레이 채택
예전 옵티머스G 해상도 2배
아이폰 '레티나' 보다 선명
미국 애플이 2010년 6월 내놓은 ‘아이폰4’가 채택한 디스플레이 이름은 레티나(retina)다. 영어 레티나는 ‘망막’이라는 뜻이다. “인간의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최고의 해상도를 아이폰4가 실현했다”(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의미를 담은 작명이었다.
당시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인치당 픽셀 수(ppi)는 326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수준을 넘어서는 ‘선명한 화질’을 갖춘 스마트폰은 거의 없었다.
◆스마트폰 고화질 경쟁
하지만 올해부터 달라졌다. 팬택이 지난달 말 377ppi의 5.9인치 풀HD(고화질) 스마트폰을 내놓은 데 이어 LG전자가 이달 초 400ppi의 5.5인치 풀HD 스마트폰 ‘옵티머스G프로’(사진)를 출시했다. ‘인간의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한계’에 근접한 제품이 나온 것이다.
김종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0 정도의 시력을 가진 사람이 눈으로 시야각 1도 안에서 구분할 수 있는 최대 픽셀 수가 60개”라며 “이를 적용하면 20㎝ 거리 내에서는 435ppi까지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올해 최대 화두는 ‘화질’이다. ‘고화질 동영상을 보는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한 제조업체들의 화질 개선 경쟁이 치열하다.
3년 전만 해도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조차 WVGA급(800×480)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ppi는 250 내외였다. 해상도를 높이려면 고사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진다. 고용량 배터리를 장착하면 그만큼 무거워지는 단점이 생기기 때문에 해상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AP 성능이 좋아지고 배터리 효율도 개선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대만 HTC에 이어 팬택과 LG전자가 올 들어 풀HD급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선명한 화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LG “IPS 디스플레이가 대세”
LG전자는 ‘옵티머스G프로’에 풀HD IPS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전작인 ‘옵티머스G’에 채택한 트루HD IPS 디스플레이 해상도를 2배로 높였다.
팬택이 채택한 IPS 디스플레이는 일본 샤프 제품인 반면 LG전자가 적용한 IPS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만들었다. 아이폰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 역시 LG디스플레이가 주로 공급했다.
LG전자는 “IPS 디스플레이는 같은 크기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에 비해 전력 소비량이 최대 50% 적고 밝기(휘도·nit)는 최대 2배 가까이 높다”고 설명했다. 흰색 화면에서는 전력 소모량이 AMOLED 대비 최대 70% 적고, 빛이 강한 야외에서도 화면의 정확도가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LG전자는 또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신기능도 옵티머스G프로에 넣었다. 풀HD 화질로 즐길 수 있는 카메라 기능, 피사체뿐만 아니라 촬영하는 사람의 얼굴까지 한 화면에 동시에 담을 수 있는 ‘듀얼 레코딩’ 기능 등이다. 좌우는 물론 상하로도 사진을 늘려 찍을 수 있는 VR(virtual reality) 파노라마 기능, 움직이는 대상을 따라다니며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트래킹 포커스’ 기능 등도 눈길을 끈다.
◆콘텐츠 확보가 관건
풀HD 디스플레이가 등장함에 따라 스마트폰 화질 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영화나 TV, 드라마 등 동영상은 풀HD용으로 시장에 이미 많이 나와 있지만 게임 등은 풀HD급이 많지 않다. LG전자 관계자는 “옵티머스G프로의 등장으로 하드웨어 측면에서 화질 경쟁은 사실상 끝났다”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풀HD용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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