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새 정부에 법과 원칙에 입각한 노사관계 정립을 건의했다. 대화와 타협은 적극 지원하되 불법과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
경총은 최근 노동계가 고공농성 등 불법 행위와 일련의 자살 사건을 악용해 사내하도급 근로자 직접고용,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철회 등 정치적 요구를 관철하도록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 현장의 준법 질서를 확립하고 법과 원칙을 적용해야 산업의 평화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자율과 책임에 기반을 둔 생산적 노사 관계 구축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부 정치권이 개별 사업장을 방문해 노사 문제를 정치 이슈화하거나 시민단체 등 외부 세력이 개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유성기업과 한진중공업, 2012년 쌍용자동차 등의 사례를 볼 때 외부의 개입은 노조의 기대심리를 증폭시켜 사태가 장기화되도록 만든다는 분석이다. 경총은 새 정부가 산업 현장에서 노사자율의 원칙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각종 정책을 추진할 때 산업 현장의 실상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법과 제도를 개선할 때 근로자나 일자리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해 보호의 역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2007년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최저임금제 폐지를 들었다. 면밀한 검토 없이 최저임금제 적용 대상에서 경비원을 제외한 결과 수많은 아파트 경비원이 일자리를 잃었고 아파트 경비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급격하게 전환됐다. 경총은 산업 현장의 현실을 무시해 이상에 치우친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실효성을 갖지 못하거나 현장에서 제도가 겉도는 일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외국 기업이 국내 투자하는데 있어 큰 애로요인 중 하나가 고임금과 강성노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범 경총 회장은 “비정규직, 근로시간, 정년 연장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새 정부에선 노사화합이 가장 중요한 아젠다”라며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인 중산층 70%,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적극적 투자활동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시장 환경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과 비전인 ‘국민 대통합’과 ‘희망의 새시대’를 위해 경제계도 근로자와 힘을 모으겠다”며 “경총은 모든 회원사와 함께 투자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노동단체와 노사는 한몸이라는 인식 아래 노사 대타협을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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