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Joy
아직 날씨가 옷깃을 여미게 만들지만 봄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올겨울에 유난히 눈이 많고 추워서인지 한 발 앞으로 성큼 다가온 봄이 반갑기만 하다. 드라이빙하기 좋은 계절이라 그런 것일까. 따스한 봄은 새로 차를 장만하기에 좋은 시기로 꼽힌다. 자동차 루프를 열어젖히고 햇살을 듬뿍 받으며 시원한 바람 사이를 가르는 기분은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하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는 월급쟁이. 대당 가격이 1억5000만원이 넘는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와 같은 차들은 ‘그림의 떡’이다. 그래도 실망하지 마시라. 카앤조이에서 월급쟁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3000만~4000만원대 오픈카 리스트를 준비했다. 물론 이 가격도 만만치 않다. 수입차이니 유지비 부담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 차만 있다면 당신은 도로 위의 자유인, 낭만의 화신이다. 그걸로 돈 값어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국내에서 판매 중인 가장 저렴한 오픈카는 프랑스 국민 브랜드 ‘푸조’의 해치백 모델인 ‘207 CC’다. CC는 ‘쿠페 컨버터블’의 약자다. 이 차의 가격은 3410만원이다. 작지만 왜소해 보이지 않는 존재감을 가진 2인승 모델이다. 120마력의 최고출력은 부족함이 없지만 복합연비는 11.8㎞/ℓ로 부족하다. 수동기반 자동변속기 ‘MCP’ 특유의 꿀렁거림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오픈 에어링의 감동은 반감될 것이다. 오픈 에어링은 자동차의 지붕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3000만원대 오픈카는 영국의 국민차인 ‘미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3900만원짜리 ‘미니 쿠퍼 컨버터블’과 3940만원짜리 ‘미니 쿠퍼 로드스터’다. 같은 미니지만 두 차종의 외관이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미니 쿠퍼 컨버터블은 기존 미니의 외관에 소프트톱을 올린 4인승 모델이다. 미니 쿠퍼 로드스터는 스포츠 주행에 역점을 둔 2인승 차다.
이들 차종의 120마력대 최고출력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180마력짜리 고출력 모델인 ‘미니 쿠퍼S 컨버터블’과 ‘미니 쿠퍼S 로드스터’도 있다. 물론 차값은 4000만원대로 뛴다.
미니보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높은 실용성을 원한다면 4390만원짜리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를 고려해볼 만하다.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는 골프의 오픈카 버전이다. 국내에 시판되는 컨버터블 중 유일하게 공인연비 1등급(신연비 기준)을 획득했다. 복합연비가 16.7㎞/ℓ, 고속도로 연비는 20.1㎞/ℓ에 이른다.
해치백 스타일의 차보다 큰 존재감을 원한다면 포드의 ‘머스탱 컨버터블’을 권한다. 미니와 골프처럼 머스탱도 차 이름 하나만으로 49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다. 이 차의 컨버터블 모델 가격은 4700만원. 4000만원대에 멋진 디자인과 6기통 엔진의 힘(최고출력 309마력), 그리 나쁘지 않은 연비(9.7㎞/ℓ)를 갖춘 차를 찾기란 쉽지 않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미국 차에 대한 선호도가 낮지만 막상 타보면 만족도가 높은 게 머스탱의 매력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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