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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코스피 2000 안착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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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한 달여 만에 탈환하며 상승 엔진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차 저항선으로 2050선을 제시하며 이 지수대의 돌파 여부가 중기적 상승 추세 전환의 '키'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까지 엿새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일 이후 처음으로 2020선을 회복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연속 상승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1월 고점 이후 하락폭의 61.8% 가량(2000선)을 회복해 전 고점 부근이자 추세 반전의 마지막 저항대인 2050선까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의 전 고점은 장중 기준으로 지난 3일 2042.48이다.

전 고점을 기록할 당시에도 매물벽에 발목을 잡힌 만큼 코스피가 추세적인 상승 전환을 위해서는 2000~2100선 사이에 형성된 10조원대의 매물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2000선 이상에 집중된 주식형 펀드와 랩 어카운트 매물벽으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 이후 코스피는 번번히 2050선의 저항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과 국내 연기금 등이 강도 높은 매수 기조를 이어오고 있어 어느때 보다 매물벽 돌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선 연기금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식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며 코스피의 하방 경직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연중 저점인 1930선 내외에서 어김없이 연기금이 대거 매수에 나선 점은 코스피 바닥에 대한 확신을 주는 부분이란 설명이다.

뱅가드펀드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 확산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뱅가드펀드 관련 매물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외국인은 비차익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이달 들어서는 재차 확연한 매수 우위로 돌아서는 양상"이라며 "전날에는 지난해 9월14일 이후 최대 규모의 매수(5830억원)를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외국인이 순수 현물(개별 종목·비차익거래)에서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순매수를 재개했다"며 "내부적으로 외국인의 공식·비공식 차익 프로그램 순매도에 의해 가려졌으나 지난 13일부터 프로그램 순매도가 중단되자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국인 매수 강화와 기관의 매수 참여를 위해서 베이시스(선·현물 가격차) 개선이 필수적인데 전날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대량 순매수에 나선 것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심 애널리스트는 "추가적인 지수 상승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시장 베이시스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시장 베이시스가 외국인의 임계 수준인 1.19포인트 뿐만 아니라 국내 기관 임계 수준인 1.40포인트까지 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어지는 외국인 비차익 순매수가 글로벌 국부펀드 자금 유입일 가능성이 높은 점도 추가적인 매수세 지속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을 읽기 위해 국부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노르웨이 GPFG와 일본의 연금펀드인 GPIF의 운용계획을 분석했다"며 "그 결과, 두 펀드 모두 신흥시장에 대한 비중 확대를 강조하고 있으며 규모는 대략 4조원 가량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수급 불안으로 인해 수익률이 뒤쳐졌던 국내 증시가 오히려 매력으로 전환된 셈"이라며 "당분간 비차익거래는 매수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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