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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 의장 "최 회장 공백 당황스럽지만…SK, 움츠리면 경쟁서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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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투데이 -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내 역할은 지휘 아닌 조정자…올해 10% 늘려 16조 투자
고졸 2400명 등 7500명 채용
최태원 "국민께 송구스럽다"…면회 온 경영진에 심경 전해



“글로벌 성장동력을 찾는 데 매진해왔던 최태원 회장의 공백으로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전 임직원의 집단지성으로 부족한 점을 메워 나가겠다.”

SK그룹 최고의사결정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김창근 의장은 18일 서울 서린동 SK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기까지 SK가 쌓아온 역량으로 회장 부재에 따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에 이어 지난해 12월 의장에 오른 그는 이날 처음으로 공식 간담회를 갖고 경영계획을 설명했다.

김 의장은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의 15조1000억원보다 약 10% 늘어난 16조6000억원으로 잡았다”며 “고졸 사원 2400여명을 포함해 채용 인원도 작년과 비슷한 7500명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은 시설투자와 자원개발, 연구·개발(R&D) 등에 투입한다. 김 의장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하지만 어려울 때 투자를 움츠리면 경쟁대열에서 아예 탈락할 수 있다”며 “사업별로 중요도를 판단해 효율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 공백과 관련, 김 의장은 “전략적 투자자로서 최 회장은 각국의 정치 지도자와 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면서 교류를 쌓아왔다”며 “이들과 오랜 기간 신뢰를 쌓은 후에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는데 전문경영인으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김 의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은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며 6개 위원회 위원장과 17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머리를 맞대 최적의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펙스 의장의 역할은 지휘하거나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의 최적화가 전체의 최적화로 이어지도록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라며 “각 계열사 CEO가 각자의 이익에 근거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위원회를 중심으로 공동 성장을 추진하는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안착시키겠다”고 다짐했다. SK는 2002년 각 계열사의 생존 기반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은 ‘따로 또 같이 1.0’ 체제를 도입했고, 2007년 지주회사 중심의 ‘2.0’ 체제를 거쳐 올해부터 ‘3.0’ 체제를 시작했다. 김 의장은 “SK가 1953년 설립된 이래 고도성장을 거듭하면서 한 부분의 발전이 다른 부분의 희생을 초래하는 측면도 있었다”며 “3.0 체제에서는 모든 계열사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 회장의 근황도 언급했다. 주요 계열사 CEO들과 함께 지난 설연휴 기간 면회를 다녀온 그는 “최 회장이 임직원은 물론 SK를 사랑하는 고객과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며 “이유 여하를 떠나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자신의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또 “다보스포럼 등을 통해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여러 협의도 하고 새로운 협력관계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며 “이렇게 됐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동안 추진해온 것과 앞으로 계획한 글로벌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의장과 각 위원장, 계열사 CEO 등이 함께 애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몇 년간 공부한 사회적 기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려 했는데,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를 홀로 남겨둔 것 같은 심정이어서 애석하다”고 아쉬워했고 “핸드볼협회장으로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셨던 핸드볼 가족과 팬들에게도 유감의 인사를 드리고, 협회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성원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고 김 의장은 소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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