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음료 시장 가격인하 경쟁
반값 마케팅 앞세운 롯데·해태·코카콜라에 밀려
세계 에너지음료 시장 1위 브랜드 ‘레드불’(사진)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달 초 한국시장에서 가격을 큰 폭으로 내렸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반값 할인과 ‘덤 마케팅’으로 강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레드불은 전 세계 160여개국에서 해마다 5억캔(한 캔에 250㎖)씩 팔리는 글로벌 히트상품이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롯데칠성음료 ‘핫식스’(1000원)에 밀려 고전해왔다. 레드불코리아는 오스트리아 본사를 설득해 한국시장 판매가격을 이달 초 2900원에서 2000원으로 종전보다 31% 인하했다.
○가격인하 효과 못 본 레드불
한국경제신문이 17일 메이저 편의점 두 곳의 올 1~2월 에너지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레드불은 가격을 내린 이후 점유율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에너지음료는 70% 이상이 편의점에서 팔린다.
A편의점에서는 레드불의 가격 인하에 대응하기 위해 한 캔을 사면 한 캔을 더 주는 ‘1+1 증정 행사’를 내건 해태음료 ‘볼트에너지블루’(1000원)가 레드불을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이 편의점의 에너지음료 전체 매출 가운데 레드불 비중은 1월 23.6%에서 2월 16.9%로 감소했다. 반면 볼트에너지블루는 12.3%에서 19.4%로 증가했다.
핫식스는 같은 기간 59.4%에서 57.6%로 큰 변화 없이 1위를 지켰다. A편의점 관계자는 “볼트에너지블루는 그동안 에너지음료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1+1 증정을 통해 가격을 한 캔에 500원꼴로 낮춘 게 3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B편의점에서도 레드불 점유율은 1월 27.0%에서 2월 20.6%로 줄었다. 반면 1+1 증정행사에 나선 코카콜라 ‘번인텐스’(1000원)가 2.4%에서 10.3%로 네 배 이상 증가했다. 1900원에서 950원으로 반값 할인에 들어간 웅진식품 ‘락스타’ 점유율도 1.5%에서 2.1%로 올랐다.
좀처럼 가격 할인에 나서지 않는 핫식스도 2월 들어 B편의점에서 360㎖짜리 대용량 제품에 한해 가격을 2300원에서 1150원으로 50% 낮췄다. 그 결과 지난 15일까지 매출이 전달 같은 기간보다 101.7% 늘어났다.
이 편의점 관계자는 “핫식스와 락스타는 작년 4분기만 해도 할인행사는 하지 않고 증정 행사만 했다”며 “반값 할인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꾼 건 레드불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파워 힘 못써
레드불이 가격을 30% 이상 내리고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업계에서는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지는 주요 소비층의 특성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우린과 카페인이 들어 있어 마시면 잠이 깨고 힘이 나는 듯한 각성효과를 주는 에너지음료는 한창 공부할 나이인 10~20대가 주 소비층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이들 입장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라는 이유로 값이 비싼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레드불은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기 때문에 국산 에너지음료와 달리 시장상황에 맞춰 가격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기 쉽지 않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30% 넘게 값을 내렸다는 건 오스트리아 본사가 가져가는 로열티를 상당 부분 깎은 것으로 해석되는데, 현재로선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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