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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앨리스'의 악녀 김유리, 내 인생 전부였던, 미술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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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홀린 순간, 새 삶을 얻었다


인생이라는 책에서는 늘 새로운 페이지를 마주하게 마련이다.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지앤의류 디자인팀장 신인화를 연기한 김유리도 그랬다. “원래는 미술을 공부했어요. 제 인생의 메인은 미술이었죠.”

펼친 페이지 위에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몇 개의 드로잉을 마친 뒤였던 스물다섯, 호기롭게 채색하며 채워 나가야 할 그 시기에 김유리는 10여년을 공들여 그린 책장을 넘기고 아무것도 없는 새 바탕에 ‘연기’라는 밑그림을 시작했다. 그리고 ‘청담동 앨리스’에서 현실감 있는 연기로 주목받았다.

재벌가의 딸로 자라 자신의 실력으로 성공했지만 ‘생애 처음 누군가에게 관심이 생겨’ 평탄했던 인생이 또 다른 삶의 페이지로 넘어가는 신인화는 배우 김유리의 인생과 많이 겹쳐 보였다.

김유리는 타고난 처지와 안목의 상관관계를 설파한 신인화의 대사에 대해 “김유리가 말한다면 좀 다르게 했겠지만, 어쨌든 사람에게 타고난 기질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고 했다. 초등학생 시절 구성을 가르쳐주던 미술선생님으로부터 “유리는 디자인을 해도 좋겠다”는 말을 들었던 그 역시 타고난 기질로 인생의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와 대학시절을 모두 미술로 보냈다. 화구 박스를 창고에 넣어버릴 만큼 강하게 반대했던 아버지 탓에 잠시 쉬었던 중학시절에도 ‘난 미술할 거야’라며 그 뜻을 남겨 두었다. 그러나 어느 날 찾아온 연기가 그의 중심에 단단하게 박혀 있던 미술을 밀어냈다.

“우연히 연기 수업을 들었어요. ‘내가 도대체 누구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했던 순간을 마주했는데, 엄청난 쇼크를 받은 거예요. 그래서 휴학계를 내고는 연기 수업에 집중했어요. 제 생애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이었죠.”

0.0001㎜의 차이까지 알아채는 눈썰미와 기질이 그를 시각디자인의 길로 이끌었지만 이를 박차고 연기 수업에 매달렸다. 몸으로 무언가를 표현해내는 것에 서툰 스스로에 대해 ‘나는 대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며 1년 가까이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데뷔하지 못하고 학교로 돌아가려던 찰나, 기회가 찾아왔다.

“이금림 작가 선생님께서 차 한잔 하러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또 곧이곧대로만 듣고 조그만 떡 하나를 해서 정말 차 마시러 갔는데 선생님께서 대본 더미를 꺼내 오면서 읽어보라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연이 닿아 촬영 현장에서 ‘원, 투, 스리’가 뭔지도 모르던 ‘초짜’가 KBS ‘TV소설-강이 되어 만나리’로 데뷔했다. 그 후 들어간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3년을 꼬박 쉬었다. 하지만 긍정에 긍정을 더하며 이겨내려 해도 나아지지 않아 바닥을 쳤던 시간을 거치는 동안 그의 진심은 무르익었고, 꿈에 대한 무게는 덜었다.

“연기를 선택했던 것은 정말 뭔가에 홀린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홀려 있는 상태고요. (웃음)”

그는 인터뷰 중 며칠 전까지 연기한 신인화를 변론하면서 그 삶을 설명할 때 눈을 반짝이고 목소리가 높아졌다. 비교적 늦게 시작한 배우의 길에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흠뻑 몰입하는 작업을 업으로 삼게 된 것 자체를 즐긴다.

“어렸을 때부터 홀로 이것저것을 상상해 보는 걸 즐겼다”는 그에게 지금 이 길을 걷는 것 역시 ‘타고난’ 기질 혹은 성향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작품을 만나는 순간순간이 스스로 “깨지고, 깨어나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또 어떤 상상을 하고 어떤 용기를 내며 자신만의 새 페이지를 열게 될까.

글=이경진 텐아시아 기자 twenty@tenasia.co.kr

사진=채기원 텐아시아 기자 te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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