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불황 증시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증권사 조사·연구 핵심인력들이 포진한 리서치조직의 기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여 법인영업과 리테일영업 등에도 적잖은 악영향이 예상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애널리스트들이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의 표적이 되고 있다.
KTB투자증권과 토러스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인력감축 칼바람은 일단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KTB투자증권은 후임 센터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리서치센터장 공석 상태를 유지한 채 정용택 투자전략팀장(상무보) 대행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경우 리서치센터의 베테랑 인력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이 증권사의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19일까지, 이창욱 기업분석팀장은 다음달 31일까지만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사)도 아직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선 센터장의 임기는 올해 3월 말까지다.
앞서 올해 초에는 증권업계 최고참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인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전무)이 자리를 떠났다. 변준호 기업분석1팀장이 리서치센터장 대행 체제를 맡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최근 증권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따라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당장 계약직 고액연봉자들이 많은 리서치센터부터 손을 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의 2012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께는 대형사들도 '인력감원 광풍'이 닥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 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지난해 10월~12월 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3월께 다수 증권사가 비용 절약 차원에서 인력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다들 두려운 마음으로 '3월 광풍'을 기다리고 있다"며 "올해 시장 전망이 안 좋은 데다 연초 거래대금 또한 뚝 끊겨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업계 베테랑 애널리스트 인력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때 선망의 직업이었던 억대 연봉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이제는 조직 내에서 짐이 되는 신세가 됐다"며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증권사들의 추가적인 인력 감원이 이어질 경우 이들이 어디로 옮겨갈 수 있을지 뾰족한 답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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