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KB·신한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순익이 25%가량 줄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 예대마진이 줄어든 데다 경기부진 탓에 부실화된 가계·기업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하나금융은 1조원 가까운 외환은행 매수 차익이 발생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순익이 37%가량 급증했다.
7일 금융지주회사들이 발표한 작년 실적을 종합해 보면 순익을 가장 많이 낸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의 순익은 2조36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금융지주사 중 5년 연속 수익규모 1위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11년(3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23.8%나 감소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하고 기업 구조조정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순익은 1조69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감소했다. 보험·카드 등 비은행부문 순익은 1조263억원으로 그룹 실적의 약 37%를 차지했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익은 1조7745억원으로 25.2% 줄었다. 자회사 포트폴리오 상 은행 의존도가 다른 금융지주보다 높은 탓에 국민은행의 수익 악화가 지주사 실적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순익 하락 폭은 더 크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1조4874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27.3%(5591억원) 급감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실적이 악화됐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익은 1조6237억원으로 2011년(2조1368억원)보다 24% 줄었다. 우리은행의 작년 순익은 1조4880억원으로 전년보다 5805억원 감소했다. 자회사인 광주은행, 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의 지난해 순익은 각각 1364억원, 1784억원, 123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나금융은 전년 대비 37.6% 늘어난 1조682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작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발생한 매수 차익이 9500억원에 달한다.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적정가격보다 싸게 사 나중에 재무제표상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이를 빼고 나면 순익은 7323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40% 줄어든 수준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해 각각 7025억원, 6726억원의 순익을 냈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실적 전망 역시 어둡다.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가계·기업 관련 부실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장창민/박신영/김일규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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