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소울과 길드워2의 중국 진출 지연 우려에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중국 진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관망할 것을 권했다.
5일 주식시장에서 엔씨소프트는 장 초반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전 소식에 2~3%대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엔씨소프트가 올해 예상 실적에 블소와 길드워2의 중국 매출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히자 주가는 반락, 4% 이상 떨어지면서 52주 최저가(13만1500원, 오후 1시 기준)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두 게임의 중국 진출 뉴스가 주가를 반등시킬 것으로 기대해 왔었다.
회사 측이 내놓은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7900억원, 영업이익은 12% 늘어난 1700억원이다.
나성찬 엔씨소프트 경영지원 본부장은 "길드워2, 블소의 중국 진출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한가지 변수만 바뀌어도 예상 실적이 크게 변동할 수 있어 이번 발표치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중국 진출 일정이 확정되면 예상 실적을 변경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나 본부장은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듯 "기존 상용화 일정이 미뤄질 상황은 아니다"라며 중국 진출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어 "올 2분기께 연간 실적을 재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연중 실적 목표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훈 KB증권 연구원은 "해외에서 퍼블리싱되는 게임 매출은 순수하게 퍼블리셔에 따라 달라진다"며 "엔씨소프트도 언제,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할 지 판단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전망치가 연중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도 "중국에서 블소의 매출이 급작스럽게 터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그동안 상용화했던 게임들을 살펴보면 초기에 매출을 크게 일으키기 보다는 트래픽을 천천히 일으켜 꾸준히 매출을 유지해왔다는 설명이다. 또 블소가 월정액이 아닌 부분 유료화를 채택할 수 있다는 점도 그 배경으로 꼽았다.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도 "현재 가이던스는 상당히 보수적인 상황"이라며 "중국 진출 일정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상용화 일정이 실제로 미뤄지면 주가가 하락하겠지만 현재는 주가가 이미 낮아진 상황이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전략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엔씨소프트는 캐주얼게임이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에 편승하기보다는 엔씨소프트만의 노하우를 살려 질 높은 모바일 게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나 본부장은 "기존 모바일게임 자회사들이 진행 중이던 사업은 유지하고 내부적으로 개발하는 신규 모바일 게임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엔씨소프트가 갖고 있는 자산과 역량을 활용해 높은 퀄리티로 만들 것"이라며 "연말께 구체적인 라인업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시장이 엔씨소프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캐주얼 게임 몇 개가 아니다"라며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RPG 개발력을 어떻게 모바일로 전이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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