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지난해 3분기 실적에 이어 4분기도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실적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4일 증시전문가들은 2분기 연속 부진했던 전자재료와 삼성전자의 아몰레드(AMOLED) 투자 재개를 모멘텀으로 기대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4분기 제일모직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808억원과 7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와 39.8% 늘었으나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케미칼 부문의 재고조정과 시차적용 스프레드 악화, 원화 강세 영향으로 당사 추정치 대비 케미칼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7%와 84.6%나 미달했다"며 "당초 예상보다 성과급 반영 규모가 100억원 가량 증가한 점도 실적 악화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주가도 연초 이후 전 거래일까지 11% 이상 빠졌다. 지난해 11월 말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부진했던 주가 흐름이 재연되며 8만원 중반대까지 내려왔다.
믿었던 화학 부문과 전자재료 부문이 부진하며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는 제일모직에 전문가들은 하반기 OLED 투자재개 움직임과 편광판 이익을 주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기술수준 대비 OLED TV의 상용화가 시기상조라는 판단으로 OLED 재료 투자를 잠시 멈추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8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13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3)에서 선보인 곡선형 TV도 수율 문제로 2015년 이후에나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연말부터 OLED 산업을 둘러싸고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BOE와 LG전자가 투자를 재개하며 주도권 경쟁에 나서면서 삼성전자도 OLED 투자를 재개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제일모직은 OLED 재료를 삼성에 공급한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OLED 수요가 부진했고 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플렉서블 공정도 완료되지 않아 삼성전자에서 OLED 설비투자를 미뤄왔다"면서 "하반기 삼성전자가 새로운 OLED 생산라인 투자계획을 발표하면 제일모직이 모멘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동안 실망을 안겼던 전자재료 역시 이번에는 믿어볼만 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2013년 신규모델에 대한 승인을 받아 놓아 제품 양산 체제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TV에 들어가는 편광판에 대한 고객사의 승인이 끝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자재료 부문의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1~2분기 실적 부담에 따른 주가 약세는 피할 수 없겠지만 하반기 이후 상승 흐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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