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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의 어닝 쇼크 vs 일본의 어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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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일본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이 잇따른다. 흑자 반열에 들어선 히타치는 물론이고 적자기업의 대명사였던 파나소닉이나 샤프 도시바도 3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했다는 뉴스다. 도요타와 혼다 등 자동차 업체들 역시 흑자 행진을 이어간다. 200대 일본 기업의 지난해 순익률 증가가 13%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이들 기업의 2011년 순익은 마이너스 16%였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일본 증시도 급등세다. 지난해 11월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의 중의원 해산 선언 이후 87일 만에 29% 상승했다. 시가총액 1조엔 이상 기업 수도 2개월 전 47곳에서 71곳으로 50%가량 늘어났다. 물론 엔저가 일본 기업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주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는 게 증거다. 하지만 기업들의 뼈깎는 자구 노력과 체질개선 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 샤프는 지난해 전체 인원의 20%를 줄이는 구조 개혁을 단행했고 도시바는 주력 제품이었던 낸드 메모리반도체를 과감하게 접었다. 히타치는 아예 인프라용 중전기 설비 등으로 주력 업종을 바꾸었다.

반대로 한국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 수준이다. 일본형 장기 불황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우울한 보고서들이 쏟아진다. 전자업종 이외에 대일 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는 업종도 찾기 힘들다. 원·엔 환율이 7% 하락하면 수출이 6%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발표도 나온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일본이다. 경기 침체를 겪었던 지난해에도 세계 500대 기업에 68개를 차지한 나라다. 한국의 13개와 천양지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고를 원저, 원고를 엔저와 동일시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환율이 아니라 제품경쟁력이라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치열한 기술 경쟁, 시장 확보 경쟁이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기업 때리기에 열중이고 정치권은 기업 구조조정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정치권의 엉터리 경제학과 착각이 우리 경제를 벼랑으로 몰고 갈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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