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내 증시는 선진국증시와 달리 '나홀로 약세'를 보였다. 엔화 약세와 동시에 원화 강세 현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상장기업 이익이 대폭 줄어들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월 이후 이러한 엔저 현상과 원화 강세 기조는 분명히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며 "이달 중 국내와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3일 "일본 아베 정부가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섬에 따라 엔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엔·달러 환율은 현재 일본 통화정책의 효과를 거의 다 반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달러 대비 엔화의 가격은 실제 아베 총리가 일본 수출 보호에 필요한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달러당 90엔 수준에 근접해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도 "아베 총리의 선거 전략으로 이용될 수 있는 7월 참의원 선거 전까지 엔화 약세 재료는 공백기를 가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2월 중순에 열릴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도 엔화 약세를 진정시킬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됐다. 박 연구원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엔화의 인위적인 약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이번 G20에서 엔화 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 조율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원화 강세 현상은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기대돼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외환시장에 대한 규제방안을 구제적으로 제시하고 한국형 토빈세에 대해 발언하면서 당분간 원화의 급격한 절상 압력은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의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으면 국내와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관측했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환차익을 겨냥했던 외국인의 매도세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2월 증시는 글로벌 증시와 수익률 갭(gap)을 줄이는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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